인생 이모작, 창직으로 준비하라!

 

2015년 유엔이 발표한 생애주기별 연령주기표에 따르면 18세부터 65세까지는 청년, 79세까지는 중년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인류의 건강 수명이 늘어나면서 79세까지는 일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변화된 세태를 반영한 결과다.

 

반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직장인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 체감 퇴직 나이는 50.9세라고 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중장년 취업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그들의 의욕이나 바람과는 달리 50+세대의 일자리 부족 현상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부모와 자식 간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그렇다고 창업을 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높고, 재취업은 나이 제한이라는 벽을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일까?   

 

 

50+세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창직' 과정이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열렸다. 유명 방송국 PD, 교장선생님, 대기업 직원, 방송 리포터, 개인사업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은퇴한 50~60대 수강생들로 구성된 이 강좌는 올해 3월 27일 개강하여 7주간 진행되었다.

 

창직은 다소 생소한 용어다. 용어가 생소하다보니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데, 알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쉽게 말해 창직은 지금가지 없었던 직업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더 풀어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신이 잘하는 분야 또는 하고 싶은 분야에서 새로운 직업이나 직무를 발굴하여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있는 직종으로의 진출도 어려운 마당에 스스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이번 창직 과정을 진행한 <맥아더스쿨>의 정은상 교장은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창직이 인생 이모작의 진정한 대안임을 강조한다. 오랫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 온 인생 내공과 경험만으로 준비는 충분하다는 것. 다만 그동안 살아오면서 습관으로 굳어진 부정적인 말과 남과 비교하는 생각을 벗어던지고 자신감을 갖아야 한다고 정교장은 거듭 강조한다. 만약 강의 중 자신감 없어하는 수강생이 있다면 정교장의 뿅망치를 각오해야 한다. 일명 '뿅망치 효과'다.

 

흰 중절모와 하얀 뿔테 안경, 희끗한 턱수염과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정은상 교장은 60대 중반 임에도 시간을 쪼개어 쓸 정도로 하루하루 바쁜 일정을 즐겁게 소화하는 창직의 산증인이다. 그의 주도하에 진행된 이번 과정은 △창직에 대한 개념 △발상의 전환 △자기 정체성 찾기 △창직 선언문 작성하기 △명함과 자기 브랜드 만들기 △SNS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하기 △SNS 활용 노하우 등 총 7회차로 구성되었다. 그 중 무엇보다 정교장이 직접 실전에서 터득한  '모두 홈페이지 만들기', '키네마스터 사용법', '뉴스레터를 활용한 브랜드 홍보 방법' 등의 노하우들이 수강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강의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평소 고민과 관심 분야를 직업으로 연결한 수강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10대들의 퍼스널 패션을 코디하는 햅번스쿨, 시니어 세대를 위한 사회 공헌형 일자리를 코칭하는 오플일찾기연구소, 개인 맞춤형 여행코치 MSG투어, 인천지역 역사 및 지역연구가 사미연구소 등이 그들이다. 물론 이 밖에도 에디슨 스쿨, 괴짜 사진 연구소, 가상화폐연구소, 버킷리스트 디자이너, 꿈꾸는 학교, 잡스 스쿨 등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창직 아이템으로 구체화시키는 수강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조금씩 성과를 보인 이들은 모두 마지막 수업을 아쉬워하며 자신의 창직과는 별개로 창직코치도 함께 꿈꾸고 있었다. 자신이 도움을 받았듯, 인생 이모작을 고민하는 50+세대의 새로운 등대지기가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점차 길어지는 상황에서 빅데이터·인공지능·로봇 등 4차 산업의 여파로 인한 직업 환경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더 이상 기존의 가치관과 생각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러한 변화를 두려워하며, 몸을 움츠릴 필요는 없다. 이미 삶의 경험과 역량에 최신 기술을 더한 50+세대들이 새로운 분야에 진입하며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정은상 교장의 마지막 멘트가 울림으로 다가온다. "4차 산업시대, 창직이 답이다!"

 

50+시민기자단 김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