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노는 방법 우리가 보여 준다”
 50+인생학교 졸업생들이 만든 <50+문화기획단-별별창고>

 

2018년 5월 25일 오후 2시,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은평구 불광역 3번 출구에 위치한 루덴스키친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었다. 이쯤 되면 '뭐지?'하고 호기심이 생겨야 맞다. 사실 이 사람들은 이날 루덴스키친에서 행사를 진행해 줄 <50+문화기획단-별별창고>의 핵심 멤버들이다. 

 

 

50+문화기획단-별별창고(이하 별별창고)는 올 상반기에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50+인생학교 졸업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50+프로젝트 기획자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된 팀의 명칭이다.  현 시대가 안고 있는 세대 간 갈등이나 교육적 돌봄 부재, 과도한 경쟁으로 찌든 자아상실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돕는 50+전문가를 배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50+인생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정광필 학장, 구민정 부학장, 서부캠퍼스 1기 졸업생으로서 올해 1대 총동문회 회장을 맡은 현길용씨가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자유토론 형식으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제안 이유와 투표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종적으로 남은 두 가지 중 하나가 불광역 주변을 50+문화혁신거리로 만들자는 프로젝트였다.  별별창고는 50+문화혁신거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만든 팀의 공식 이름.

 

 

별별창고팀은 먼저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기로 하고 첫 번째로 인생학교 동문들의 작은 축제를 기획했다. 공연이나 전시도 인생학교 동문 중에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축제를 펼칠 장소 역시 인생학교 동문들이 제대로 놀아보자는 뜻을 모아 만든 루덴스키친(루덴스협동조합)으로 정했다. 예산을 절약하느라 직접 장을 보기도 하고,

잡비 지출을 위한 회비도 걷었다. 진행을 위해 초대장을 만들고 현수막을 주문하는 등 각자 맡아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정했다.

 

이 모든 준비를 실행으로 옮긴 날이 바로 5월 25일이다. 인생학교 졸업생들이 기획하고 동문들이 주인공이 된 '50+우리들의 시간'!

 

결론부터 말하자면 축제 '우리들의 시간'은 성공이었다. 별별창고팀이자 '탱고'로 이름이 알려진 유상모(서부 1기)씨가 예산에 맞춰 고심 끝에 내놓은 루덴스키친의 식단과

동문들의 재능기부로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던 전시와 공연들로 축제는 구성되었다. 

 

   

 

장소의 품격을 높여 준 민화 전시와 추억을 소환한 통기타 오카리나 합주공연에 이어 사람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은 루덴스탱고, 빙고 게임과 화합이 큰 장점인 아카펠라 공연에 축제에 참석한 인생학교 동문들의 즉석 자유 공연까지. 인생학교 동문들은 너 나 없이 한마음이 되어 다채로운 축제를 즐겼다. 

 

   

 

사실 50+시민기자인 나 역시 서부캠퍼스 50+인생학교 4기 졸업생으로 이번 기획팀의 일원이다. 전업주부였던 내가 인생학교에 들어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동안의 사회적 지위나 나이 등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기, 가능한 이름도 닉네임으로 부르라는 정광필 학장의 말이었다.

그 덕분에 타인을 색안경 없이 대하기 시작했고, 이곳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평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50+인생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울시50플러스재단, 그리고 캠퍼스에서 만난 50+인생학교의 특별함을 느끼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 감동을 전달해 주었다. 50+세대도 마음만 먹으면 제대로 놀 수 있다는 것을 실현시킨 50+문화기획단-별별창고, 두 번째 축제는 별별창고의 어떤 보물들이 쏟아져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글/사진 : 50+시민기자단 정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