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월요일, 불광동 서부캠퍼스 모두의 부엌에서 색깔있는 여름학기 수업이 진행되었다.
'우리 안의 색을 찾는 자연염색' 강의실엔 조미숙 전통염색 교육연구소 대표님과 기대감으로 가득찬 20여명의 수강생들이 있었다.
 
 
‘내 기억 속의 색’이라는 부제로 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시간.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며 떠오르는 색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또 발표했다. 어릴 적 딸이라고 빨강색만 고집했던 엄마의 뜨개질. 꽃분홍(핑크 아니죠~)색을 거부했던 유년기, 빨갱이를 상징하는 빨간 색에 대한 터부, 빨간 내복에 얽힌 얘기들…… 색깔을 통해 기억을 들춰보는 여행으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가까워지는 경험까지 얻게 되었다.
 
지난 시간에 에탄올 5리터에 자초뿌리 600그램, 그리고 약간의 식초를 넣어 색을 추출하는 밑 작업을 했다. 이외에도 열탕 추출이나 생즙 추출, 알칼리 추출 등 염액 추출 과정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자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필기를 해가며 열공하는 수강생들의 열기에 조미숙 강사님은 놀라워했다. ^^

또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에 한 마디도 빠짐없이 답하다 보니 전문적인 화학용어나 ‘규합총서’ 같은 역사 얘기도 자연스럽게 녹아나왔다.
 
 
 
각 조별로 익명주, 생명주, 모시, 무명 등 네 장의 샘플 천을 나누고 실크 스카프가 개인 별로 지급되었다. 오늘은 자초를 가지고 염색을 할 예정이니 보라색을 원하는 분들은 스카프 염색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일단 염색할 천을 물에 충분히 적셔서 염액을 흡수 하는 과정에서 얼룩이 지지 않도록 선 작업을 하고, 젖은 천을 주름 잡기를 한 뒤 명반을 넣은 매염제에 넣고 상치기 하는 법을 배웠다. 네 장의 샘플 천도 원단 소재와 성분에 따라 색깔이 어떻게 다르게 나오는지 볼 수 있도록 2인 1조로 돌아가면서 상치기를 했다.
 
 

 
1차 매염을 한 뒤 염액에 담그고 계속 원하는 색깔이 진하게 올라올 때까지 상치기를 했다. 그래야 얼룩이 안 생기고 고르게 염색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젖은 상태에선 색이 좀 더 진하게 보일 수 있으니 원하는 색깔 보다 조금 진하게 색깔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2차 매염 과정을 거친다.

수업에서 진행한 부분은 여기까지였다. 각자 염색된 천을 비닐 봉지에 담아서 집에 가져간 뒤 목욕탕에서 그대로 건조시킨 다음, 매염제인 약산성 명반을 제거해 옷감 손상을 막아야 하므로 물에 3-4 시간 담그고, 헹구는 과정이 필수다. 이후 물 빠진 상태로 다림질까지 해야 완성이다.
 
 
 
의외로 손이 많이 가고 수작업이 많아 초반에는 어리둥절 하는 부분이 많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어려울 게 없다는 게 조미숙 강사님의 설명이다.
 
 
 
수강생들의 열기에 대해 놀라워하는 강사님께 이번 수업을 통해 어떤 것을 전하고 싶은지 물었다.
 
 
 
 

글·사진=임영라(50+모더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