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피는 계절, 세미원의 낮과 밤

 

 

철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세미원의 풍경. 언제 가도 계절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연꽃이 만개하는 여름이 으뜸이다. 특히 6~8월은 야간 개장 기간으로, 시간을 잘 맞추면 세미원의 낮과 밤, 그리고 해질 녘 광경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세미원 홍련지

 

경기도 양평에 있는 세미원은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아 나들이를 즐기는 이가 많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觀花美心]는 뜻이 담긴 그 이름처럼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하기 좋다.

인근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대개 자가용을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경의중앙선 수역이 개통하며 대중교통 방문객도 늘었다(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연꽃밭으로 워낙 유명해 안 가본 이가 드물겠지만, 이곳의 야간 정취를 만끽해본 이 또한 드물것이다. 여름 특정 기간에만 밤 10시까지 세미원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미원에 핀 연꽃

 


▲세미원 돌다리

 

이미 한낮에 세미원에 가본 적이 있다면, 다음 나들이는 오후 6시께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여름에는 저녁 8시가 다 돼야 해가 지고 어둑해진다. 세미원 내 조명 점등시간은 7시, 입장 후 1시간 정도는 낮과 비슷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백련지, 홍련지, 열대수련연못, 빅토리아연못 등을 둘

러보다 보면 새큼 쌉싸래한 연잎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세미원 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입장 무료)를 빼놓을 수 없다. 보통 두 곳을 짝꿍처럼 함께 구경한다. 세미원에서 두물머리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인데, 연꽃들과 눈을 맞추다 보면 1시간이 뚝딱 흐른다. 천천히 둘러보다가 7시 전후로 두 곳을 잇는 배다리에 도착하면 알맞다. 다리 아래 나룻배가 놓여 물살에 따라 출렁인다. 얕은 문턱이 많고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걸음이 불편한 이라면 유의해 걸을 필요가 있다.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잇는 배다리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잇는 배다리

 

두물머리를 둘러보다 출출할 때 즐기는 연잎핫도그(3000원)도 별미다. 이제 적당히 시간을 보내면서 세미원을 멀찍이 바라보며 때를 기다린다. 카메라 셔터를 자극하는 노을이 물들 때쯤이면 다시 배다리 인근으로 향한다. 배다리 조명과 함께 세미원의 해질녘 풍경을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다시 세미원에 돌아오면, 은은한 빛을 내는 작은 연꽃 조명들과 화려한 연꽃 모양 조형물들을 만나게 된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잔잔히 들리는 풀벌레와 개구리 울음, 연못의 물소리가 여름밤의 정취를 더한다.

 

 
▲세미원 야간 개장 풍경

  


▲세미원 '약속의 정원'

 

 

세미원 연꽃 문화제 주요 프로그램

기간 8월 20일까지

개장 시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입장료 5000원

• 전시마당 밤에 보는 연꽃 ‘달빛 내린 연꽃’, 연꽃문화 사료展 ‘정화와 안정’, 권성녀 민화展

• 체험마당 연꽃문화체험교실, 사랑의 편지쓰기, 전통놀이한마당, 연잎밥체험

• 예술마당 연꽃음악회(매주 토요일)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사진 유진성 yk1ppt@naver.com  bravo_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