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벚나무들이 하나둘씩 초록 잎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요즘- 

서부캠퍼스에서는 화면 너머에 있는 외국인 청년들과 함께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며 소통하는 <한국어튜터되기> 수업이 한창인데요:)

개강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마감되었던 강좌였다고 하죠! 

도대체 어떤 강좌인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수업 현장을 급습해보았습니다 ㅎ-ㅎ 

오늘의 인터뷰이는 <한국어튜터되기> 1기 현길용 선생님입니다.

<한국어튜터되기> 1기 현길용 선생님

Q.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한국어튜터되기> 수업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계기가 궁금합니다 :) 

제가 여기 50+인생학교 1기에요. 그래서 캠퍼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교육일정이 나올때가 2월 1일이었는데,  전날 메일을 받고

쭉 뒤졌어요. 쭉 뒤져서 제가 교육받고 싶은 것을 신청을 했죠. 그중에 하나가 한국어튜터였고..  의미를 부여하자면, 전부터 외국에 있는

학생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아~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물론 거기에는 백그라운드가 있죠. 저희 애들이 유학을 가서 홈스테이를 했어요. 홈스테이 하는 데 가서 그분들에게 고맙다고 했는데,

그분이 자기 아이들도 브라질쪽에 가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홈스테이를 한다는 것은 자기 생활은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마음 한구석으로 빚진 게 있었어요. 저도 인제 뭔가 좀..그들을 위해서

나도 뭔가 해야 되는 것 같은 거예요. 지구에 빚진거? (웃음) 그래서 면접 볼 때도 이발도 하고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Q. 면접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고 들었어요- 원래 언어 관련된 쪽에서 일을 하셨던 건지~? 

아니었어요. 면접을 잘 봤어요 정말로. 저는 원래 여기에 해당이 안되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여기 뽑힌 분들 대부분이 선생님이셨어요. 국어 선생님, 영어 선생님, 물리 선생님, 교감 선생님.. 

어떤 분은 청소년 상담 업무를 하셨고. 저는 IT업계에 한 2~30년 있었는데  제가 어필했던 부분은 글로벌 기업에 계속 근무했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서바이벌 잉글리쉬는 하기 때문에 애들한테 설명을 하다가 막혔을 때 잘 할 수 있겠다. 라고 하면서 굉장히

애교도 떨고 (하하)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Q. 선생님의 애교가 통했군요! ㅎㅎ 영어가 기본이 되긴 해야겠지만, 이 수업에서 중요한 건 다른 세대,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소통이잖아요- 선생님께서는 그런 마음이 이미 충만하시니까 그래서 더 면접에 도움이 되셨던 것 같아요ㅎㅎ
 
그렇죠. 좋았죠. 저는 뭔가 젊은 친구들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그들의 생각이나 이런 것을 공감을 함께 나눌 수만 있어도 행복이죠.

그리고 수업 과정에서 리허설? 리허설이라고 해야 하나. 수업 과정의 맨 마지막에 외국학생들이 실제로 왔어요. 6명씩 나눠서 이쪽 방

저쪽 방에서 화상통화로 리허설을 했는데, 하고 있는 다른 선생님들의 얼굴에 그냥 행복이 보였어요. 손자까진 아니지만

자기 막내아들 또래 청년들하고 대화를 하는데, 하나하나씩 설명해 주고-

나중에 한 번 보세요. 저사람들 어떻게 설명하나. 굉장히 행복하게 설명해요. 굉장히 잘했다 생각이 들어요.
 

Q. 매 수업마다 학생이 바뀌나요? 학생이랑은 많이 친해지셨어요~?
 
담당하는 학생이 있어요. 친해질 수밖에 없죠. 마치 우리 막내아들처럼요 (아빠미소를 지으시며ㅎㅎ) 
   

Q. 학생 얘기 좀 해주세요~~:)
 
처음에 그 학생을 저한테 매칭해 준 이유가, 학생이 굉장히 숫기도 없고, 말을 잘 안하는, 표현을 잘 안한다고 했어요..

(내성적인 성격의 친구였나봐요-) 네, 그런데 왜 나한테 (매칭을) 해줬냐 했더니, 면접볼 때 제가 그런 친구를 잘 이끌어줄 수 있을거라

생각을 해서 매칭했다고 하더라고요. (아, 수업을 하기에 앞서 미리 서로의 성향을 고려해서 매칭을 해 주는 거군요~!)

네 그렇죠- 다행히 이야기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이 친구가 알아 듣는거는 한 80% 에요.  높은 수준인거죠 .

근데 언어를 구사하는 데 있어서 자유롭지 않으니까 말을 안 하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쓰는 방법이 뭐였냐면 45분은 수업을 하고,

나머지 5분은 이렇게 했어요. 

"네가 오늘 수업한 걸 영어로 나에게 이야기해 줘라. 네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아닌지 내가 파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 영어 잘하지? 한국어 못한다고 해서 머리 나쁜 거 아니다. 나는 영어 못하니까 네가 나한테 얘기해 주면 내가 (떠듬떠듬ㅎㅎ)

영어로 이거 맞네 하면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

조그만 화면 너머로 열심히 소통하고 있는 선생님

Q. 어떻게 보면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친구 관계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수업이 끝나도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도 될 정도로-
 
맞아요. 자연스럽게 그렇게 돼요. 왜냐면 제가 다른 일정이 생기거나 그러면 이 친구랑 얘기해서 바꾸기도 하고 그래야 해서, 

서로 전화번호 교환하고, 카톡도 주고받고. 이메일 보다는 카톡이 빠르니까 카톡하는데, 그 친구 개인적이 얘기도하고,

나도 개인적인 얘기도 하고.. 수업 중에 여행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자기 작년에 중국 가서 여자친구를 만났고,

그 여자친구하고 방학때 놀러 갔던 얘기도 하고요.
 

Q. 친구를 사귀는 데엔 국경과 나이는 중요하지 않죠! ㅎㅎ 수업하지 않을 때도 자주 연락하시나 봐요-
 
그 친구 카톡에 저한테 얘기했던 그 여자친구 사진이 왔어요. (사진을 보여주면서) 한국계 미국인인데, 얘는 서부에 있고, 여자친구는

동부에 있거든. 방학 때 중국에 영어 강사로 갔다가 만난거야. (마치 아들 여자친구 보여주시는 느낌인데요? ㅎ-ㅎ)

하하, 막내아들보다도 어리지. 자기네 아빠가 50이라는데, 내가 58이에요. 그러니까 거의 뭐 막내 아들같은 느낌이 들죠. 재밌어요.
 

Q. 수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려웠던 점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더 가르쳐주고 싶은데, 이건 좀 오버하는 거니까. 그런 걸 자제하는 게 힘들었어요.

50플러스가 가장 큰 조심해야 할 게 이거거든. 막 가르치려 들고 (웃음) 그런 부분들을 자제하는 게.

그거는 여기뿐만이 아니고 다른데서도 마찬가지니까. (그걸 선생님 스스로가 생각하시는 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항상 생각하지. 정말 그게 쉽지 않거든요.

Q. 세대를 뛰어넘는, 그런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경험인 것 같아요- 이번 경험을 통해 선생님 개인으로써 다른 쪽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릴게요~^^
   
저는 처음에 이 수업을 들었던 이유가 제 주위에 뜻을 가진 분들하고 이런 비슷한 것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여기 서부캠퍼스

교육과정들을 굉장히 유심히 보고, 여기서 했던 콘텐츠나 이런 것들을 많이 모아두고 그랬는데..

우리가 쉽게 할 수 있고, 서로 간에 뭔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들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까 여기와서 도와주고 있는 친구도

베트남 친구거든요. 그런 친구들, 국내에 와있는 유학생들, 이런 친구들하고 뜻이 맞는 50플러스 사람들하고 해서-한 달에 한 번씩 

저녁 때 삼삼오오 모여서 고궁을 간다거나~? 소개를 해주면서 이 친구들한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그 친구들이 대부분 문자를 보고 인식하는 건 하는데, 대화 부분에 있어서 표현력이나 이런 게 부족하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맞아요. 1기 분들하고 나중에 얘기를 해서 한 번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갖고는 있어요.

(와 정말요? 기대해도 될까요?ㅎㅎ  수업 하는 내내 선생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더라고요. 정말 좋아보였답니다 ^.^)

"그치. 좋으니까 하지. 노동하듯이 한다고 하면 안하겠죠. 행복해요 (웃음)"

너털웃음을 지으며 행복하다는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주신 현길용 선생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서부캠퍼스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한국어튜터되기 

   서부캠퍼스의 2017년 1학기 신규 기획강좌로, 한국어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다문화·다세대 간의 소통을 장려하고자

   미국 아이비리그 프린스턴 대학교 학생에게 1:1 온라인 화상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KBS2 다큐멘터리3일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50플러스캠퍼스>편에 소개된 영상  보러가기

글=기획홍보실 막내, 사진=트루팍프로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