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의 온도가 34.6°C를 넘은 7월 20일.

3호선 불광역 앞 혁신파크 내 50+서부캠퍼스 건물 입구엔 광고가 붙었다.

 

 

지하철에서 혁신파크 까지 50미터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를 걷는데도 숨이 턱턱 막혔다.

영화가 상영되는 2A강의실 안에는 25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여있었다.

독립영화에 관심있는 고정 관객들과 인터넷에서 정보를 보고 찾아 온 낯선 관객들로 가득했다.

 

 

 

#50+달마다극장, 이태원

 

 

50+서부캠퍼스에서는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 독립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달마다극장』이 열리고 있다.

일반 영화관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인디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한 달에 한 번 볼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감독과의 대화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관객에게도, 영화를 만든 감독에게도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곳 서부캠퍼스 공유사무실에 입주하고 있는 '김상패' 감독이 프로그래머로 참여하여 영화의 선정부터 진행까지

모두 기획한다고 하니 『달마다극장』이 더욱 특별한 의미인 이유이다. 

『달마다극장』에서 이번 달 선정한 영화는 <이태원> . 이 영화는 여성 독립영화작가 강유가람 감독이 2년에 걸쳐 이태원에서 살고 있는

전직 미군 상대의 유흥업 종사자 세여성- 삼숙(77세), 나키(75세) 그리고 영화(58세)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며 촬영하여 2016년

제 8회 DMZ국제 다큐멘타리 영화제에 출품한 페미니즘영화다.

 

 

영화는 '이태원'이란 공간과 '이태원'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도입부에는 소독차가 뿜는 연기가 뿌옇게 화면을 가리고 연기가 가시며 점차 드러나는 거리의 풍경은

용산 미군캠프 내 미군들을 상대로 성행하던 유흥업이 사양길로 들어가서 불안정하고 누추한 이태원 거리가 보인다. 

2003년부터 정부는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겼고 이태원을 문화관광거리로 재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뤄지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소비자들과 젊은이들이 몰려와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번창하여 임대료가 올라

 그 곳 밖에 거주할 수 없는 여건의 가난한 입주자들은 다시 쫓겨나게 되는 즉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영화에서 보여준다. 

 

 

#이태원, 감독과의 대화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감독과 관객들 간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그 중 한 관객이 아래와 같이 물었다.

 

"영화의 기획의도가 무엇입니까?"

 

이에 강유가람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성별 및 출신에 갖고 있는 선입견을 없에고 상대를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편견이 없어야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그나마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독립영화를 찾아다니며 영화를 자주 본다는 은평에서 온 한 관객은 “평소 즐겨 찾는 이태원의 다른 모습과

역사를 알게 되어 좋았다”고 평을 했다.

 

 

#프로그래머, 김상패

 

50+기자단과 인터뷰 중인 김상패 프로그래머(왼), 강유가람 감독(오) 

 

관객과의 대화 후 김상패 프로그래머님과 강유가람 감독을 직접 인터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Q) 김상패 프로그래머님,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저는 진보적인 영상작가 지원센터에서 수업 수료 후 독립영화 감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를 시작으로 작년부터 있었던 촛불 시위를 다룬 "광장"이라는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현재 이 곳 50+서부캠퍼스에 입주하여 달마다극장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성주를 찾아가 4월부터 사드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쟁과 목소리를 필름에 담고 있고 제작 완성후 언젠가 세상에 보여줄 생각입니다.

Q) 영화 제작을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사회 소수자들과 약자들의 삶이나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살아온 제 자신을 참회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영화 제작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하는 사람들과 버려진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주장이 사회에서 공감을 받도록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ㅎㅎ 
  
Q) 향후 어떤 영화 활동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A)  57세 나이로 퇴직하면서 사회에서 밀려난 상실감과 우울감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상실감과 우울감을 돌파하기 위해

        제 모든 열정을 다해 영화관련 활동을 열심히 할 예정입니다. 자신보다 더 젊은 작가들이 힘들어도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사회가 독립영화작가들을 독립군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선댄스영화제』에서 인정 받아서 시상식무대에 한 번 서고 싶습니다.
  

*선댄스영화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독립영화제 할리우드의 상업주의를 비판하고 독립영화 제작을 촉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제

 

 

인터뷰를 마치며..

우리 일상의 이야기,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열심히 카메라를 드는 50+프로그래머, 김상패 감독의 열정에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