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여름의 기운을 씻어내는 가랑비가 흩날리는 성수동. 

서울숲 역 근처에 자리 잡은 카우앤독(Cow&Dog) 앞에는 머리가 희끗한 50+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번에 뽑힌 21명의 NPO인턴들의 여섯 번째 교육 날. NPO의 현장을 직접 보고, 듣는 '현장 탐방' 수업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미 서부캠퍼스에서 몇 번의 이론 수업을 함께했던 터라, 50+인턴들의 표정은 긴장감보다는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이들이 둘러볼 곳은 총 7군데! 성수동 곳곳에 위치한 NPO '현장'을 탐방하는 일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에 기자도 덩달아 마음이 들떴다.

 

오늘 돌아볼 탐방지도!

 

 

첫 번째 목적지는  '카우앤독(COW&DOG)'. 조금은 낯선 현대적 건물 안으로 궁금증을 안고 들어섰다.

 

 

카우앤독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를 맡고 있는 정재영씨의 친절한 소개가 시작되었다. 처음엔 카우앤독? 소와개?

이름이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다.  알고보니 '협업(CO-Work)’하면서(&) ‘좋은 일을 한다(DO Good)’는 뜻의 합성어였다는 사실!

'네트워크'와 '협업'이라는 두 키워드 아래 2015년 1월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소셜벤처 중에는 카쉐어링

SOCAR(https://www.socar.kr/ ), 클라우드 펀딩 텀블벅(https://tumblbug.com/ ) 같은 기업들이 있다. 

 

 

 

1층의 오픈된 공간은 얼굴을 마주 보고 일할 수 있는 카페로 되어 있었다. 입주한 기업의 직원뿐 아니라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고 

 소셜 벤처와 디지털 노마드가 함께 하는 곳. 2층은 미팅 룸과 세미나 룸, 2인실, 6인실, 12인실, 50인실 등의 공간이 있다. 

3,4층은 입주사 사무실이 들어와 있지만 자주 1층에서  만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동료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ㅎㅎ

밥도 같이 먹고, 공원 산책을 하거나 운동도 같이 하는 사이랄까?

진정한 '공생'관계가 현장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깊이 느껴졌다.

 

여기 입주해 있는 사회적기업들의 목표는 단지 수익 창출만은 아니고 무언가 남다른 목표가 있어야 기업의 지속성이 보장된다고 말한다.  

SOCAR 같은 경우도 자동차를 공유함으로써 차량 숫자를 줄이고 친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이 기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처럼

수익을 넘어서 이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아 함께 움직인다. 

기업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프로젝트, 혹은 캠페인 등 방법은 꽤 다양한 듯하다. 

 

 

 

 

두 번째 목적지는 언더스탠드 에비뉴. 롯데면세점이 ARCON, 성동구청과 함께 2016년 구축한 곳이다.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담은 7개의 스탠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공간의 활성화를 통해서

사회적 기업, 다문화 가정, 공교육의 영역에서 소외된 청소년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해와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서울숲에 이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많은 시민들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는 공간이다. 

 

 

서울숲 주변을 감싸고 들어서기 시작한 고층 아파트와 럭셔리한 레스토랑, 카페들을 스쳐 지나가며 ‘*젠트리피케이션’ 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높다란 아파트를 지나며 배우 김수현과 가수 지드래곤이 산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한 번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점심을 함께한 일행들과 식사를 하면서 ‘내가 아는 성수동’에 대해 짧은 얘기를 나눴는데

한편으론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허성용 대표가 운영하는 ‘아프리카스퀘어’를 구경하고 도착한 곳은 더페어스토리(http://www.thefairstory.com/)에서 운영하는 ‘펜두카’와 

스마테리아’. 대표는  ‘공정무역’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또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이야기했다. 

캄보디아 어부들이 사용하는 그물로 만든 제품이라고 하는데 디자인은 이태리에서 한 것이라고 한다.

 제품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설명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다음 도착한 곳은 허성용 대표가 3년 동안 머물렀던 사회혁신가들을 위한 공동주거 ‘디웰하우스’. 

공유주택이라 내부를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친절한 설명과 더불어 1층에 자리한 ‘오늘살롱’과 주변 녹색공유센터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공유주택 디웰하우스(왼쪽)와 녹색공유센터(오른쪽)

 

 

다음은 대표적 소셜 벤처인 마리몬드http://marymond.kr/main/index ). 

위안부 할머니 분 들이 그리신 작품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물품을 만들어서 사회적 이슈를 알리고 실제로 5억 이상 정의기억 재단에 기부를

한 대표적인 소셜 벤처다. 현재 공사 중이라 내부를 볼 수는 없었고 온라인 몰을 통해서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인권 침해나 인간의 존귀함에 대한 가치를 회복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영업이익의 50%를 기부금으로 내고 있는 착한 기업~!

 

 

 

이번에 찾아간 곳은 소녀방앗간. 처음 얘기 들었을 때는 무지개떡만 파는 떡집인가? 했는데 

농촌 할머니들의 농작물ㅌ에 제대로 값을 쳐주고 재료를 사 오는 국내판 공정무역. 밥다운 밥, 조미료가 안 들어간 달고 짜지 않은

 건강한 밥을 표방하고 있다. 슬로푸드 바람을 타고 3-4년 사이에 7-8개 분점이 서울에 생겼다고 한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폴폴 풍기기 시작해 시계를 보니 벌써 12시!

소녀방앗간을 끝으로 성수동 탐방을 마무리했다. 이제 점심 먹으러 go go~!! 

 

 

점심 식사를 한 후, 서울숲을 산책하며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꿀같은 휴식 후 이어진 오후 교육시간! 이번에는 국내 최초로 체인지메이커를 위한 공간  ‘헤이그라운드’에서

스타트업 3곳의 설립 취지와 비전을 듣는 특강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특강 주인공은 탐방 가이드였던 '아프리카 인사이트'의 허성용 대표! 

대학졸업시기에 진로에 대한 여러 고민 후 굿네이버스 KOICA 등의 국제협력요원으로 서아프리카에서 해외 활동에 참여했던 그는 

아프리카와 더불어 보다 온전하고, 풍성하며,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통로와 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설립한 비영리단체가 바로 '아프리카 인사이트'.

 

 

아프리카 인사이트의 첫 번째 목표는 바로 ‘인식개선’. 아직 아프리카 지역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

왜곡된 시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전시회나 포럼 등을 통해서 아프리카 지역이 어떤 곳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도와주고, 

긍정적인 면들도 보여주며 열린 시각으로 아프리카의 각 나라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서 아프리카를 보다 바르게 알리고 관심을 증대시켜나가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 ‘지역전문가 양성’.  아프리카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한 청년활동가 모임 운영, 월례토크 행사, 세계시민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아프리카 지역을 잘 이해하는 한국인 전문가를 양성하고, 또한 한국을 잘 이해하는 아프리카 지역 출신 전문가를

양성하는것이다.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의 각 국가와 한국이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보다 효과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아프리카 인사이트가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삶을 통한 국제개발협력’.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주재하며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다. 그들의 삶 속에서 살아가며 오랫동안 함께 변화를 만들어 가는

활동가가 있다면 그들의 문화와 전통, 사고방식 등을 잘 이해하고, 보다 책임 있는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삶을 통한 국제개발협력은 아프리카 인식개선, 지역전문가 양성 이라는 두 가지 기본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져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준비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의 활동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100% 변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자그마한 변화는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고, 이 변화가 새로운 한국-아프리카 국가들로 하여금

기회와 우호를 증진시킬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주한국일보의 국제부문 기자로 일하다가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교육 격차 해소라고 생각했다는

이의헌 이사장은 그 즉시 하버드 케네디스쿨 한국인 동문들과 함께 사회적기업 ‘점프’를 설립했다. 

청소년, 대학생, 사회인 등 세 주체가 함께 성장하는 ‘나눔의 선순환’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다.              


저소득층이나 이주민 가정의 아동 청소년들에게 지역아동센터나 복지관에서 대학생 언니, 오빠가 공부를 가르쳐준다.

대학생들에겐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멘토와 만나 진로를 상담하는 기회를 주고, 

사회인들에게는 자신의 재능과 지식을 다음 세대와 나눌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회! 

2016년 말에는 구글(Google)이 주관한  비영리 단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결승 진출 10개팀에 선정되어 상당한 지원금을 제공받기도 했다. 

다양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여 나눔과 다양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헤이그라운드’는 땅이라는 개념의 '그라운드'에, 사람들이 편히 교류하고, 화목한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헤이그라운드'라고 이름을 붙였다는데… 서로 마주치면 '헤이(hey)'라고 인사하자는 뜻이란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총 43곳.

교육 보육부터 문화 예술, 환경 에너지, 건강 여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기업과 스타트업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스타트업 특성상 작은 조직들이라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한다. 

 

 

“교육이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힘든 일정이었는데도 아무도 조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들 열정을 가지고 임하셔서 우리 서로를 보며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저는 작은 도서관에 가게 되었는데요, 제가 강의 경험이 있다고 하니까 작은 도서관은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거기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셨어요. 

도서관에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이민상 NPO인턴



“비영리 쪽에 관심이 있던 차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나서 너무 반갑고,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쪽 NPO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서부캠퍼스에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줘서 정말 기대됩니다. 1기인데다가 하반기에 시작해서 기간도 짧고, 경험도 없어서 잘 될까

걱정도 되지만, 우리 세대에는 NPO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 전파자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 들어요.


교육받으면서 느낀 건데 NPO 실상을 보니까 젊은 사람들 먹고살기가 보장이 안되니까 일을 하다가도 다 떠나요.

150만 원 가지고 애들 어떻게 키우고 대학을 어떻게 보내? 그거는 하지 말라는 것과 똑같아요.

나이든 사람들은 좀 다르겠지만 젊은 친구들은 그 돈이 필요하죠. 최소 2~3백. 그래서 NPO 연구를 위한 커뮤니티도 만들었어요.

여기 다섯 명 인턴들끼리..ㅎㅎ ‘NPO 2하고3백’  NPO활동을 하면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 소득을 위한 연구를 할 겁니다.

NPO 일반에 대한 연구와 함께요. 
                                                                                                                                                                        -박성권 NPO인턴

 

 

 

스물 한 명의 요구와 지원을 요청한 NPO들이 병렬적으로 모두 원하는 대로 매칭이 성사되지는 않았겠지만,

조금씩 맞춰가고 서로 도와가며 활동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의 현장 교육이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도

이렇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면 충분히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한 소셜 벤처, 사회적기업 뒤편으로 사라져간 더 많은 기업들과, 단체들과, 떠나간 활동가들을 알기에 교육을 하는 입장도,

받는 입장도 마냥 희망에 부풀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우리는 ’체인지메이커 라고 부른다. 

이번 현장 교육을 통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려는 21명의 NPO인턴들이 50+체인지메이커로 거듭나길,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이 보다 명쾌하게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는다. 

 

 

 

 

 

 

[50+,NPO를 만나다]는 서울시50+서부캠퍼스의 NPO인턴, 그리고 NPO코디네이터

25명의 활동기를 생생히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 50+체인지메이커가 되기까지의 이들의 여정에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 

지난 ①편 보러가기 ↓↓
http://blog.naver.com/sb50cam/221071217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