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의 ‘진주목걸이’. 국민학교 3학년 때 읽은 책이었다. 4학년 때 읽었던 일간지 연재소설도 생각이 난다.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던 짜릿함이 아직도 선하게 남아있다.
정석의 책 읽기가 아닌 제멋대로 읽던 독서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가 주는 즐거움이 지금껏 나를 ‘책’ 이라는 단어에 반응하게 한다.  
연휴가 끝난 어버이날 8일. 걱정과는 달리, 마련한 자리가 꽉 찰 만큼의 수강생이 50+의 시간을 찾아왔다. 이번이 서부캠퍼스의 마지막 특강! (물론 상반기) 
 
42년째, 3천 여권의 책을 만들고 있다는 한길사 대표 김언호 강사의 무게 있는 강의를 기대하듯 자리를 꽉 채운 수강생들의 진지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평소보다 중년 남성 분들이 많은 듯한 모습 ^^

 

 

 

80년대 즈음. 문득 '위대한 책의 세계를 열 수 있을까?'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김언호 대표. 그게 시작이 되어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10년, 20년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당장 별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책을 읽지 않는다면 결국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된다. 

책은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필요조건이며 충분조건이라고도 했다. 우리나라처럼 스마트폰에 정보가 넘쳐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삶을 살아가면서 얻어지는 지혜, 생각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며 강사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쉽게 ‘창조’라는 말을 한다. 창조는 생각의 힘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 이론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그것이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개인과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본인이 '책'을 만드는 목적이라는 것. 
70-80년 대의 종로서적 이야기를 들을 때 문득 나의 기억도 떠올랐다.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데이트 장소이기도 했으며, 어떤 날엔 서가 밑에 자리하고 앉아

책 한 권을 다 읽고서야 절뚝거리며 집으로 갔던 따뜻한 추억.  

 

 

이어서 세계유명 서점에 대해 들었던 시간. 여러분에게도 소개해주고 싶다. 

 네덜란드 《도미니커넌》  
1294년에 지어진 고딕교회가 서점으로 변신. 천장과 바닥, 계단에 전시된 책들과 중앙의 카페공간이 주는 위엄과 따스함이 넘치는 서점이다.  

5만 여 권의 책, 1년에 100만 명이 찾아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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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쿡앤북》 
‘읽기와 먹기’가 하나되는 새로운 개념의 책방. 서점과 레스토랑과 카페가 융합된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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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헤이온와이》 
파주출판도시의  ‘예술인마을 헤이리’의 기원이다. 지구상의 헌책 수천억 권을 재사용 해야 한다는 리차드 부스의 외침이 실행되는 곳.
‘헤이리’란 단어를 들을 때마다 저 단어의 뜻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파주 금산리에 전해 내려오는 농요 ‘헤이리소리’에서 따온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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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크레용하우스》 
어린이 서점만이 아니라 어린이용 장난감, 여성전문서점, 지하에는 유기농 농산물을 팔고, 유기농산물로 조리하는 식당도 있는 서점으로 도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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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중수거》 
중국 상하이에 있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자 책을 위한 책의 집, 중수거. 오프라인 서점에서만 맡을 수 있는 책의 향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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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쯤되면 우리나라도 빠질 수 없지!

 부산 《영광도서》 
부산시민의 약속장소이자 문화적 아이콘인 영광도서. 서점 인근의 술집 여성들이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을 사러 왔고 이들의 요구에 응해 서울행 밤 열차를 타고 와

책을 구해갔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책방주인의 열정이 만들어낸 곳이란다. 

 

 

책, 서점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을, 도시의 환경을 재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아직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촛불을 든 손에 이제는 책을 들어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강사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책 없이는 아름다운 삶을 만들 수 없다는 말. 

두 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된 강의는, 70+강사(본인은 50+가 부럽다는ㅎㅎ)가 뿜어내는 지식인의 포스가 남다른 시간이었다. 
강의를 듣고 난 후 도서관에서 김언호 강사의 책, 『세계서점기행』을 빌려왔다. 이 시간에 언급된 책방 외에도 많은 책방이 예쁜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그리고 좋은 것은 몇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강사는 앞으로 몸의 양식인 농산물 축제와 마음의 양식인 책 축제를 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독서는 정신운동이자 상대방을 인정하는 ‘용인’의 힘을 길러주며, 좋은 독자가 있어야 좋은 저술가가 있다는 강사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잊혀지지 않는다. 

"진정한 지식인이란 무엇일까지금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글=홍현자(50+모더레이터), 사진=바라봄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