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와 영역을 잇는 50+세대 해외사례

 -북미50+정책스터디 후기-

2017년 11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은 북미지역 기관을 방문해 50+정책과 사업의 경험을 나눴다. 대표적으로 ‘앙코르펠로우십’ 프로그램은 50+세대 퇴직 예정자들이, 사회적 목적을 가진 기관에서 인턴처럼 일하는 것이다. ‘제너레이션 투제너레이션’ 운동은 50+세대가 멘토 뿐만이 아니라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돕는 등의 활동까지 하는 프로그램이다. 

 

김만희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

 

 

2017년 11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우리와 유사한 고민을 하는 북미지역 기관을 방문해, 50+정책과 사업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인데, 첫째 우리재단이 2018년부터 사업의 주요 주제로 선정한 ‘세대통합’의 미국판 운동인 ‘제너레이션2제너레이션’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둘째, 재단의 주요 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의 선진사례를 살피고 우리의 50+펠로우십과 비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50+세대 지원 인프라 및 문화를 조사하고 50+정책 관련 글로벌 네트워킹 구축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례 두 가지, 즉 서로 다른 영역(섹터)과 세대간을 이어주는 50+세대의 역할사례와 함께 여러 기관들이 협력해 사회변화를 추구할 때의 ‘협업 방법론’을 중심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서로 다른 영역(섹터)를 잇는 50+세대, 포틀랜드의 앙코르 펠로우십

첫 번째 사례는 미국 오렌곤주의 포틀랜드를 기반으로 '앙코르펠로우십(Encore Fellowship)' 프로그램 운영기관 (Program Operator) 중 하나인 소셜벤처파트너스 포틀랜드(이하 SVP포틀랜드)이다. 앙코르펠로우십은 50+세대 퇴직예정자들을 비영리나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목적을 수행하는 기관(Work Host)과 매칭하여 일정기간 인턴과 유사한 펠로우(fellow)로 활동케 하는 프로그램이다. 50+세대에게는 기존과 다른 영역, 다른 섹터로 커리어를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수요기관에게는 필요 인재를 쉽게 확보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보통 펠로우 기간 동안의 비용은 기업이나 기업재단 등 후원자(Sponsor)가 부담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앙코르닷오르그(Encore.org)가 주도하여 미국 내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SVP 포틀랜드는 인텔(Intel)사의 퇴직예정자를 포함 오레곤 주를 중심으로 앙코르펠로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포틀랜드 펠로우들이 활동하는 분야와 담당역할의 사례는 아래 표와 같다.


국내에서는 신나는조합이 기업후원으로 유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50+재단도 사회적기업의 공공구매영업을 지원하고, 비영리기관의 행정과 사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였다.  미국 의 경우도 아직은 초기라 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첫째, 민간기업은 기업사회공헌(CSR) 뿐 아니라 구성원 퇴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앙코르펠로우십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기업사회공헌방식으로 참여한 HP의 경우, HP와 함께 수요기관도 일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한편 몇 년 후 참여한 Intel의 경우 사내 퇴직 예정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력부서가 참여하여 비용 전부를 Intel이 후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퀄컴, IBM 같은 기업도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도 기존 퇴직자 교육 예산을 활용 희망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다양한 커리어 전환의 기회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퇴직 프로그램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기업 후원자뿐 아니라 50+세대 펠로우나 수요기관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주체별 FAQ나 매뉴얼을 만드는 것과 함께 수요기관에 대해서는 50+세대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온라인 안내 사이트1)도 제공하는 등 효과적인 운영체계를 수립하고 고도화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문연구기관을 통해 앙코르펠로우십의 성과와 사회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에게 이 사업을 왜 하는지, 어떤 성과가 있는지 효과적이고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지만 우리의 약한 고리이기도 하다. 한국판 앙코르펠로우를 확산하기 위해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우리 재단 입장에서는 배우고 나눌 것이 많았던 만남이었다.

 

세대를 연결하는 50+세대 사례, 제너레이션투제너레이션 시애틀

두 번째로 미국 내 세대간 통합 운동인 제너레이션투제너레이션(Generation2Generation, 이하 G2G)과의 만남을 소개하겠다. 이 운동은 5년간 50+세대2)  100만 명이 위기에 처해있는 청소년들을 돕는 것을 목표로 2016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추진 중인 프로그램이다. 이를 주도하는 앙코르닷오르그는 1990년대 경험봉사단 (Experience Corps)과 앞서 소개한 앙코르펠로우(Encore Fellow) 프로그램을 주도해왔다. 이번에 만난 ‘G2G 시애틀'은 보스턴, 산호세, LA와 함께 G2G 4개 중점 지역 중 하나로 '교육기회 평등' 측면에서의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0+세대의 역할은 책을 읽어주거나 멘토와 같은 직접 서비스뿐 아니라, 청소년 지원기관들을 돕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자원봉사자, 앙코르펠로우, 컨설팅, 이사로서의 활동 등이 있다. 

이 운동은 청소년, 50+세대 그리고 학교와 청소년 모두가 혜택을 가져가는 성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들에게 성공적인 성인으로 들어설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해 주고, 50+세대에게는 의미 있는 목적을 위해 경험과 전문성을 나눌 기회를 제공하며, 학교와 청소년 기관에게는 기관 목적달성을 위한 외부 자원 확대의 의미가 있다. 

 


좌. SVP 포틀랜드와의 미팅    우. 제너레이션투제너레이션 시애틀 미팅 

 

실제적인 사회변화를 위한 협업 방법론, ’집단 영향력‘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기관이 아닌 ‘협업 방법론’에 대한 것이다. 앞서 소개한  G2G 운동에는 청소년과 50+세대 관련 기관 뿐 아니라 기업과 자선단체, 정부와 교육기관 그리고 운영위원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시애틀에서만 수십 개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기관들 간의 협업 방법론으로 '집단 영향력(Collective Impact)'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기업 사회공헌 분야에서 많이 언급하는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주창자 중 하나인 마크 크레이머가 주도하는 것으로, 실제적인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단일 조직이 아닌 정부, 기업, 비영리와 사회적경제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5가지 핵심요소를 제시한다.4)  즉 (1) 공통의 의제 설정, (2) 공유된 성과측정, (3) 지속적인 의사소통, (4) 상호 보완하고 강화하는 활동, (5)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지원(backbone) 조직 운영이다. 이 다섯 가지 개념들은 꾸준히 진화 발전되어 최근에는 ‘집단 영향력 3.0’의 개념4)까지 소개 되고 있다.

 

재단이 추구하는 '50+세대의 새로운 가능성' 중 하나는 ‘세대통합을 주도하고 지원하는 50+세대’이다. ‘50+세대와 사회의 공유가치 창출을 위한 일 모델 발굴과 확산’을 일자리 사업의 미션으로 생각하는 재단에게 미국의 'G2G 운동'과 '집단 영향력'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하겠다. 특히나 이번 출장의 교훈 중 하나는 협업의 당위성 뿐 아니라 실제적인 협업을 가능케 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안고 있는 고령화 이슈의 대부분은 정부, 지자체, 기업, 시민사회 그리고 50+세대의 참여를 필요로 하는데, 이런 다양한 주체들이 공감하는 공통의 목표를 세우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지에 고령화 이슈해결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1) https://toolkit.encore.org/

2)미국의 50+세대는 한국의 50~64세와 달리 50세 이상의 모든 연령을 가리킴

3) John Kania & Mark Kramer,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Winter 2011

4) MARK CABAJ &LIZ WEAVER, Tamarack Institute, 2016

 

 본고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 의견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