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에 있던 서울시50플러스재단 도심권센터의 많은 수업이 인기 있었지만, 특히 디지털 전환 교육과 목공예 수업은 내용과 강사진 모두 짱짱해서 경쟁률이 높았다. 2022년 11월로 종로 3가의 사업 수행 공간을 접고,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 캠퍼스 내로 사무실을 옮긴 현재도, 두 개 관련 수업은 실용적인 내용과 화려한 경력의 강사진을 자랑하며 여전히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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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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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2023년 5월 23일(화) ~ 2023년 6월 1일(목)까지 열렸던 ‘목공 체험 지도사 도전하기’ 수업을  취재하면서도 그 내용과 열의에 감탄했다. 강사 선생님의 지도는 전문적이면서도 세심했으며, 수강생들은 목재와 혼연일체가 되어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데 빠져있었다. 기자는 귀를 막고 싶은 요란한 기계음과 나무 분진으로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강사님도 수강생도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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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목공 체험 지도사 도전하기’는 각 4시간씩 4회 수업을 마친 후, ‘목공 체험 지도사’ 자격 3급 시험에 도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진로는 각자의 뜻에 따라 초등학교 등에 원데이 클래스 수업을 나가거나, 목공 프리랜서, 목공 비즈니스 등으로 이어진다.

참관한 수업은 공간박스 만들기와 수료식, 자격증 시험 응시로 이어지는 마지막 4회 차였다. 그동안 수강생들은 황의도 목재문화진흥회 교육사업실 실장의 총 지도하에 나무와 친해지기 위한 목공교육의 이해와 전망 수업을 들었고, 나무 퍼즐, 수납 상자, 미니 도마 만들기까지 마쳤다. 공간 박스를 만드는 마지막 수업은 목공체험지도사 1급 자격증 소지자인 우드락공작소 목공교육센터 대표 유은정님이 주 강사로, 팔판동공작소 대표 김태정님이 보조 강사로 함께 해주셨다.

수강생들은 미리 와서 책상 위에 당일 수업에 필요한 공구와 교재, 재료를 가지런히 내놓고 앞치마, 토시 등을 둘렀다. 프로의 자세가 뿜어 나온다 할까, 멋지고 늠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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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여성 수강생이 1/3 정도 되었는데, 편견 많은 기자로서는 뜻밖이었다. 유은정 강사님 말씀을 들으니, 청소년 대상 원데이 클래스 수업을 많이 진행하는 목공 체험 지도사는 여성이 유리할 수 있단다. 힘은 약할지 몰라도 섬세해서 안전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고, 또 손잡고 가르쳐야 할 때 터치 하나도 조심스러워, 학교 측에서 여성 강사를 선호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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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무겁고 다소 위험할 수 있는 드릴, 톱, 망치 등을 다루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사님은 누누이 주의를 준다. “내가 다치는 건 몰라도 누군가를 다치게 하면 안 된다.”를 슬로건처럼 되풀이 하실 정도다.  

수강료 2만 원, 재료비 15만 원, 자격증 발급비 6만 원이 들고, 교육실은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 목재문화진흥회로 외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결석하지 않고 참석한 수강생 16명. 학원 강사, 주부, IT 기업, 금융업, 미술 강사, 사회 복지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생 전반기를 보냈는데, 제2의 인생 계획 중 목공에 관심이 생겨 수업을 듣게 되었다는 공통점을 피력한다. 손으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왔는데, 목공예가 의외로 재미있다고들 하신다. 수업의 최종 단계는 목공 체험 지도사 자격증 취득이고, 그래서 강사님도 시험 이야기를 틈틈이 해주셨지만, 아직은 자격증 따고 싶은 생각까지는 갖고 있지 않고 취미로 즐기고 싶다는 분이 계신가 하면, 이미 프로 단계에 들어선 분도 계셨다. 우든 펜, 우든 펜슬 제작하며 소모임 공동체 사업을 진행하고 계시다는 분 등이 그러했다.

유독 일찍 작업을 끝내고 쉬고 계신 신웅섭 수강생을 심층 인터뷰 하였다. 신 수강생은 인테리어 쪽 일을 하다, 요리하는 걸 좋아해 식당을 차렸다가 7년 만에 문을 닫았단다. 둘 다 손으로 하는 일이었고, 목공이 자신에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인천인력개발원에서 한 달 과정 수업, 목공 교육 전문 지도사 과정 등을 들었고, 3급 체험 지도사 자격증도 따두었다. 현재 부천 시청 근처에서 사회적 기업 ‘작은 나무’를 7년째 운영하면서, 지역민에게 목공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목공 체험 지도사 도전하기’ 과정을 또 듣고 계신 걸까? 수업이나 강의 의뢰를 받으면 어떤 자격증을 갖고 있냐는 질문을 꼭 하는데, “그 자격증은 잘 모르구요, 우리는 이런 자격증 가지신 분을 원하는 데요.”라는 말을 자주 들으셨단다. 그래서 딸 수 있는 건 다 따두자, 특히 ‘목공 수업 지도사’ 자격증은 학교 수업 나갈 때 요긴해서 따두려 한다고. 목공 교육자들이 개인 공간이나 공구를 모두 갖추기 힘들므로, 원데이 클래스 수업 키트를 만들고, 영상으로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등, 서비스 틀을 갖추는 게 앞으로의 계획. 목공은 작업이 복잡하니, 나무를 정말 좋아하는 분, 차분하고 진득하게 할 수 있는 분이 관심 가지면 좋겠다고 조언도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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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두 분 강사님은 여기 좀 도와주세요, 여길 잡아주세요, 하는 수강생들 요구에 분주히 움직이고, 수강생들은 어마무시 큰 공구들이 빼곡한 옆 교실을 오가며 구멍을 내기도 하고 전기 톱질도 한다. 수강생도 강사진도 시설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도심권 센터에서 수많은 목공 수업을 해왔던 김태정 강사님은 7월에 열리는 ‘목공 프리랜서 도전하기 2단계’ 수업을 맡으셨다며, 이곳 수강생들과 다시 만날 거라고 좋아하신다.

나무는 어느 정도 자라면 탄소 배출이 줄어들므로 베어내고 식목하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단다. 나무 아래 쉬는 것도,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모두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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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시민기자단 옥선희 기자 (easto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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