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와 케이의 “우리 같이 산책할까요?”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도 가을이 왔다. 

캠퍼스의 정오, 경쾌한 곡인 ‘사이먼&가펑클의 Mrs. Robinson’이 시그널 뮤직으로 귀에 감기면서 낭랑한 여성 두 분의 진행 멘트가 가을의 감성을 전해준다. 가을이 열리는 9월부터 진행된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 첫 방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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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니(이선희 님, 우)와 케이(최혜경 님, 좌)의 환상적 호흡.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은 50+가 직접 만드는 중부캠퍼스 라디오 방송으로 50+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소개하면서 매주 다른 포맷으로 방송이 진행된다.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 첫 방송 날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중부캠퍼스의 방송 녹음 현장인 3층 미디어실을 찾았다.

 

기자도 여타 사유로 방송 현장이 비교적 낯설지 않은 편이지만 오랜만에 생생한 큐 사인을 대하는 마음이 남달랐고 진행하는 두 분의 능숙하고 자연스러운 진행에서 ‘아마추어가 아니구나’를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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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 사인을 서로 보내며 녹음작업을 진행한다.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써니와 케이 “우리 같이 산책할까요?”

그들과의 이야기

“써니와 케이? 반갑습니다.”  

담당자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후 녹음 현장의 그림을 따고(그렇게 말한다. 쟁이들은…) 나눈 두 분과의 첫 인사다.

“진행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많이 해보신…” “뭘요. 그냥 쪼금…”

답하는 거 보면 그들이 약간의 경험이 아닌 프로라는 걸 안다. 마무리 녹음분 작업을 마친 후 1층 모두의 서재에서 정오 방송 오프닝과 함께 만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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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의 안내 포스터.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써니와 케이의 우리 같이 산책할까요!’ 제목 좋은데요? 멋져요.

-이선희와 최혜경이거든요. 선희의 ‘써니’와 혜경의 ‘케이’를 가져와서 그렇게 작명했습니다. 일회성 방송이 아니니까 불리는 이름 하나 가져도 좋을 듯해서요.

 

‘보이는 라디오: 다시 봄’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화요일 정오, 12시부터 1시까지 매주 다른 주제와 콘텐츠로 진행됩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및 중부캠퍼스의 새로운 소식과 다양한 정보, 문화 산책 등을 신청 음악과 함께 전해 드리게 됩니다. 오늘은 첫 방송이어서 음악은 저희들이 선곡했고요. 앞으로 50+세대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매주 1회 한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4팀인 셈이네요. 진행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

-중부캠퍼스의 낭송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참여한 분 중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 여덟 분을 모셔서 2인 1팀, 콘텐츠별로 방송하려고 합니다.

 

방송 콘텐츠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50+도 패셔니스트가 될 수 있다’, ‘함께 걷는 산티아고’, ‘다정한 행정사와 이다가 함께 합니다’, ‘50+우리들의 이야기’ 이렇게 네 꼭지로 진행됩니다. 격려와 응원 부탁합니다. 

 

멋진 일을 하시는데요? 많은 분이 부러워하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약간의 경험을 얹어 재능 기부하는 것이지만 저희들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고 또 나름의 꿈도 있어서 희망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꿈과 희망은 기사의 끝에 들려드리기로 한다.

 

 

빽빽이 적힌 방송 시나리오 및 대본

방송은 그저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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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빽빽이 적힌 방송 시나리오 및 대본, 대본 작업서부터 멘트까지 다 그들의 몫이다.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빽빽이 적힌 방송 시나리오 및 대본이 이들의 방송 준비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써니와 케이가 같이 산책하며 전해줄 오늘의 소식과 사연들, 정보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소식과 함께 전해질 오늘의 음악도.

 

1층 모두의 서재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오프닝 멘트와 첫 음악이 전해졌다. 첫 녹음 방송을 공개하는 방송 진행자의 마음이 긴장과 설렘으로 쫄깃쫄깃해지는 시간이다. 오디오까지 담당하는 케이(최혜경) 님이 분주해진다. 

“어때요. 음향 크기가?” “사운드 조금 더 키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방송 오프닝 날이어서인지 담당자인 유지영 선임도 현장 모니터링으로 이리저리 마음이 바쁘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를 준비하는 캠퍼스의 직원들과 활동차 캠퍼스를 방문한 이들 중 모두의 서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방송을 경청하는 모습이 정겹다. 

 

누구에게나 기억으로 남아있을 학창 시절 교내 방송반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옛 추억들이 떠오르는 것일까! 잠시 취재를 잊고 달콤한 음악에 젖는다. Olivia Ong(올리비아 왕)의 보사노바풍 재즈곡 ‘Love’다. 살랑살랑 몸이 움직여지는 곡이다. 난 보사노바풍의 음악을 들으면 영화 ‘남과 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음악은 누구에게나 각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날 써니와 케이가 전해준 소식들은 앞으로 이 방송을 진행하게 될 멤버와 향후 주별 프로그램 소개에 이어 정보 산책 코너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중부캠퍼스 소식, 9월의 전시, 축제, 음악회, 공연 소식의 문화 산책 코너 등 가을에 찾고 싶은 다양한 소식들로 꾸며졌다.

      

정보 하나하나 50플러스 세대가 즐겨 찾고 관심 있는 행사들에 대한 소식들이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 가을을 맞아 시간을 내어 참여하면 좋을 듯하다. 소식 사이사이 들려주는 음악들도 잔잔하면서도 경쾌한 곡들로 구성한 듯하다. 앞으로는 매주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사연을 담아 신청곡을 보내면 진행 중 소개도 되고 당첨된 분에게는 소정의 상품도 증정된다고 하니 참여하는 기쁨과 당첨되는 쏠쏠한 재미도 누려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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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캠퍼스 입구에 있는 우편함. QR코드를 스캔해서 작성 또는 우편함에 엽서로 사연 및 신청곡을 적어 넣으면 된다.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써니와 케이의 진행 중간중간 선곡된 케롤키드의 ‘When I dream’, 박보람의 ‘혜화동’,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에 서면’ 등 귀에 익은 음악들이 정오의 시간을 즐겁게 한다. 

써니와 케이 님과의 인터뷰 중 진행자들의 직업의식이 보이는 한 대목. 

“‘우리 같이 산책할까요’ 방송할 때 한번 나오세요. 50플러스 당사자시니까, 우리의 얘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네요. 기자 활동하시니까 소식도 전해주시고.”

“아! 좋습니다. 불러만 주시면.” 그 자리서 우물우물하기는 싫어 흔쾌히 대답은 했고 실은 오랜만에 흥미로웠다.

 

대화와 진행에서 느꼈던 것처럼 방송 분야의 경력과 활동 경험이 있는 두 분. 차분하며 섬세한 분위기의 최혜경 님(케이)과 자신감 넘치는 시원시원한 이미지의 이선희 님(써니)의 호흡이 환상적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보이는 방송, 진짜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녹음 말고 라이브로? (웃음)

-(최혜경 님)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처음이라 녹음 방송으로 하고 있고요. 점차 유튜브와 지금 제가 활동하고 있는 마포 FM에서 보이는 라디오로 업로드할 생각입니다. 라이브로는 연말쯤 캠퍼스 측과 협의해서 오픈 스튜디오로 진행할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대화 중 나름의 꿈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 꿈을 듣고 싶습니다.

-(이선희 님) 꿈이니까요! 그렇지만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방송국이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50플러스의, 50플러스에 의한, 50플러스를 위한 방송이요. 멋지잖아요. 중부캠퍼스의 이런 방송 프로그램이 모멘텀이 되고 우리의 이런 활동이 그 밑거름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그 작업에 참여하고요.

 

최혜경 님과 이선희 님은 능히 그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50플러스 세대와 동행하면서 기자가 점차 확고하게 느끼는 것이 있다. ‘아직 젊다’가 그것이고 ‘역량이 무한하다’가 또 하나다. 

50플러스 세대, 파이팅이다. 우리 일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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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퍼스 1층 모두의 서재, 보이는 라디오에서 전해주는 소식과 음악을 듣고 있다. ⓒ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취재 후기

50+자원봉사단 운영, 자원 연계 기획사업 및 공간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 담당자인 유지영 선임, 지난해 50+기자단 담당자로 함께 했었는데 이 프로그램 취재에서 만났다. 반가움이 크다.

“중부캠퍼스가 문화미디어 특화 캠퍼스예요. 대시민용의 공간 활용을 하는 의미도 크고 중부캠퍼스가 시민들이 즐기고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확장성을 넓히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프로그램들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활동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가능하고요. 그분들의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지속적인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마련되어야겠고요.”

 

유지영 선임과 봉사하는 활동가들과의 일치된 호흡을 기대하며 멋진 그들에게 큰 응원을 보낸다.

 

 

50+시민기자단 안종익 기자 (try3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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