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플러스센터 ‘남성 바느질’ 수업 참관기


경계를 뛰어넘는 즐거움, 섬세한 바느질에 중년 남성 매료되다

기자는 취재하기로 한 수업에 참관하기 위해 서대문50플러스센터를 방문했다. 언제 방문해도 곳곳에 사람의 향내가 배어있어 친근함이 넘치는 곳이다. 수업이 진행되는 ‘한 땀 공방’에 다가서자 열기가 후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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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 땀 공방’ ⓒ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남성 바느질’ 수업이라니, 바느질을 여성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이었다. (정확한 수업명은 ‘50+ 남성바느질 인테리어 소품 만들기’) 마치 최근에 요리 강좌를 찾는 중년 남성들이 늘어나는 것과 다를 바 없었고, 수업 분위기도 어색할 것만 같다는 기자의 생각과 매우 달랐다. 재봉틀 앞에 앉은 수강생들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고 배우려는 열기가 후끈했다. 거칠고 무딘 줄만 알았던 남성들이 능숙한 발놀림으로 바느질하는 장면이 작은 감동을 주었다. 한 땀 한 땀 바늘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그 섬세함과 긴장감 속에서도 유쾌한 대화가 이어지는 이런 수업이라니... 수업을 참관하는 내내 기자의 마음은 들떴으며 한 번 올라간 입꼬리가 내려올 줄을 몰랐다. 수강생들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 바지며 와이셔츠, 가방 등을 가져와 수선하고 있었는데 완성된 결과물을 보며 어린애처럼 즐거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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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느질 수업 장면 ⓒ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기자에게도 마침 비어있는 재봉틀을 이용해 실습할 기회가 주어졌다. 기본적인 재봉틀 조작법을 배운 후 발로 페달을 밟아 보았다. 드르륵드르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천 위에 검은 줄이 새겨졌다. 삐뚤빼뚤, 몇 번의 연습을 끝내자 과제물이 주어졌다. 가로세로 그어진 줄에 맞춰 바느질하기라서 더 많은 긴장과 집중이 요구되었다. 작업한 결과물에 강사님의 칭찬을 듣자 바느질이 적성에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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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실습한 과제물 ⓒ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오늘이 마지막 수업인데 이후는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은 바로 해결되었다. 바느질에 매료를 느낀 수강생들이 바로 커뮤니티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회장을 선발하고 커뮤니티 신청서를 작성하는 수강생들의 눈빛에서 인생에 바느질이라는 새로운 색을 칠하고자 하는 의지를 읽었다. 부러운 마음이 들어 기자도 즉석에서 커뮤니티에 가입하였다. 앞으로 커뮤니티의 활동 무대가 될 이 ‘한 땀 공방’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자랑, 한 땀 공방

 

공업용 재봉틀 10대, 오버로크미싱 2대, 재단대와 다림질 시설을 갖춘 ‘한 땀 공방’은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특별한 시설이다. ‘2023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으로 선발된 분들이 여기에서 ‘순환 패션 디자이너’란 타이틀을 가지고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강사들은 봉제 기술, 무대의상 제작, 디자이너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간단한 옷 수선이나, 업사이클링 파우치, 모자를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 수강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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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북집, 리사이클 제품들 ⓒ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수업이 종료된 후 민경희 강사님을 통해 경력형 일자리를 신청하게 된 사정도 들을 수 있었다. 전직 대기업의 35년 디자이너 경력을 살리면서 인생 2막의 천직을 찾기 위한 디딤돌 ‘일 활동’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마침 환경문제, 공동체 생활, 시니어의 소통 등에 관심이 많아서 현재의 업무가 적합한데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배우는 게 많아 만족과 보람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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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 종료 후 강사님들과 함께 ⓒ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어때요? 바느질을 통해 서대문50플러스센터에서 중년의 꿈을 한 땀 한 땀 꿰어 보는 것은?

 

 

시민기자단 이춘재 기자 (grnl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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