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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롴세권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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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란 말을 자주 듣는 요즈음이다. 단골 확보를 위한 이용 실적에 따른 포인트를 화폐의 기능으로 이용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의 항공 마일리지, 통신회사의 이용 누적 마일리지, 신용카드사나 음식점 등의 각종 마일리지 이용에 현대인들의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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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가 먹는 식재료들의 마일리지를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아침에 건강을 위해서 만들어 마신 키위 바나나 주스를 홈 메이드라 하며 좋아한다. 물론 정성 가득하고 맛도 좋다. 이 과일들의 마일리지를 생각해 보자. 바나나는 인도네시아나 태국, 미국 등지에서 수입된다. 키위 역시 뉴질랜드나 중국 등의 먼 나라에서 수입해서 들여오는 과일이다. 수천 킬로 걸리는 멀고 먼 나라가 원산지다. 한국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무엇보다도 그 긴 여정의 마일리지를 견디기 위한 과정은 어땠을까 헤아려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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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로컬푸드는 어떤지 규정을 찾아보았다. 「지역 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 농산물이란, 특별자치 시·특별 자치도·시·군·구(자치구)에서 생산·가공된 농산물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로컬푸드(Local Food)는 장거리 수송 및 다단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을 의미한다고 했다. ‘지역’의 범위는 국가와 사람마다 다르게 규정하나, 행정구역인 시(市)·군(郡)이나 도(道)의 경계 내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로컬푸드는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칭한다.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는 농산물이다. 한마디로 마일리지가 짧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 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신선함을 증명하는 짧은 마일리지의 로컬푸드가 주변에 있다. 우리들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근교나 이 땅의 지역 농산물인 로컬푸드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가 있는데 더러는 무심한 듯하다. 서울에도 로컬푸드 직매장이 곳곳에 있다. 그중에서 강서 지역에 자리 잡은 강서농협 하나로마트 마곡점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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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기자기한 화초들이 보이고 여러 개의 꽃다발이 담긴 통이 반긴다. 가끔 해외에 나가면 마트에서 꽃을 파는 걸 보곤 했는데 우리도 이젠 꽃집이 아닌 로컬푸드 매장에서 꽃을 구입할 수 있다. 꽃 농장에서 직배송하여 상태가 좋은 꽃을 저렴하게 만나보게 되었다.

 

이곳은 농협 하나로마트와 병행하여 운영하는 직매장으로 로컬푸드 존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 모습이다. 덕분에 로컬푸드와 하나로마트의 공산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장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중심의 풋고추와 몇 가지 채소 매대 쪽으론 이미 남아있는 농산물이 몇 개 없어 휑하다. 품질 좋은 식재료는 금방 동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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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와 찰보리, 강황이 섞인 쌀과 기능성 잡곡류가 편리하게 병에 담겨서 보기 좋게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다. 서리태와 메주콩, 지역의 쌀로 만든 즉석밥 또한 소포장으로 되어 있어 하나 집어 들기 좋다. 좋은 품질로 소비자의 입맛과 편리성을 따라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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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농민들이 직접 땀 흘려 수확한 제품들이 믿음이 가도록 생산자 인증도 해놓았다. 생산지는 물론이고 생산자의 얼굴이 담긴 인증사진과 연락처까지 적혀있는 생산자 정보는 더욱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 생산자가 브랜드가 되어 우수하고 바른 먹거리 제공을 위한 당당한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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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른 다양한 제철 채소와 과일들이 날마다 들어오고, 말린 호박이나 고구마 줄기 등 시간과 정성이 담긴 건나물도 있다. 오이, 호박, 풋고추, 파프리카, 당근, 가지, 깻잎, 부추, 참외와 수박, 크기가 각각 다른 울퉁불퉁한 토마토 등 다양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세련된 포장이나 진열과는 조금 다르지만, 생산자의 진심이 담긴 우리의 친환경 먹거리를 마음 놓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로컬푸드는 가격과 안전성이 가장 큰 이점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주변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롴세권’이란 말도 생겨났다. ‘로컬’이란 말을 줄여서 만든 ‘롴’이다. 환경과 농업인의 노고를 아는 사람들은 로컬푸드 매장이 있는 롴세권을 반기는 추세다. 장거리 운송이 아닌 지역 농산물 수요 충족이 가능한 지역 단위에서 운영되고 있으니 덕분에 신선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가격 또한 일반 매장들과 비슷하거나 대부분 저렴한 편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함께 유익하다는 생각에 이용하면서도 기분 좋은 장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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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생산자가 여러 번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매장에 내어놓아 판로 확보도 하고 지역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니 따뜻한 상부상조의 형태가 된다. 신뢰할 수 있는 먹거리를 추구하는 요즈음 세상에 딱 맞는 매장이다.

 

물론 글로벌의 시대에 살면서 로컬푸드만 고집할 수는 없다고 본다. 주변에서 구입할 수 없는 특별한 식재료나 다양한 농·축·수산물 종류도 풍성한 식탁을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우리가 사는 인근 지역의 농업인들의 노고를 생각해 주고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품질 안전성 관리를 거친 친환경 로컬푸드로 환경과 건강을 지키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데 일조한다면 기분 좋은 소비가 아닐지.

 

매장을 나오면서 눈에 들어온 로컬푸드 5가지 기본 원칙을 다시 읽어보았다. 

1원칙, 강서구 및 인근 지역에서 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

2원칙, 생산 농가가 직접 포장, 진열, 재고관리

3원칙, 신선한 농산물은 1일 유통

4원칙, 농산물 가격표에 출하 농업인의 정보 제공 

5원칙, 품질 안전성 관리를 위해 잔류농약 검사 실시

 

 

50+시민기자단 이현숙 기자 (newtree1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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