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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의 탄생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알림 숫자가 늘어갔다. 친구의 외동딸이 10월 결혼한다는 기쁜 소식에 너도나도 축하와 덕담을 나누느라 댓글들이 따라붙었다. 모바일 청첩장에는 두 선남선녀의 여러 사진이 함께 담겨 있어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머금어진다. 모바일 청첩장을 통해 결혼식에 가보기도 전에 새로운 부부의 탄생을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시간과 장소 또한 잘 정리되어 있어 여러모로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결혼은 양가에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는 기쁜 일이다. ‘그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내 자식과도 같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 50플러스 세대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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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의 결혼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의 탄생 © pixabay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문화적 차이 이해

‘베이비붐 세대’라고 불리는 50플러스 세대는 보통은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198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위나 며느리를 새 가족 구성원으로 맞이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가족 구성원 간 동등하며, 개인의 시간과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 계발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비합리적으로 생각되는 전통은 조정을 요구하면서도 반면 적절히 수용하는 지혜 또한 갖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부모들 베이비부머 세대가 충분히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 가족을 맞이하는 부모의 마음가짐 

새 가족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바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양가에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들며 ‘명절증후군’으로 대표되는 며느리들의 스트레스가 줄면서 부부 싸움이 줄었다고 한다. 반면 외출을 삼가고 모임이 줄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 간 갈등이 증가하여 심지어 이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두 가지 현상을 통해 가족이라는 관계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깨달을 수 있다. 특히나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가 아닌 자녀의 결혼으로 맺어진 가족 관계라면, 서로를 더욱 배려하고 존중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거리두기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비결이 될 수 있다.

 

몇 해 전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를 보며 50플러스 세대들은 마음이 착잡했다. 시댁 어른에 순종하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며 살아온 세대들로서 젊은 세대들의 가정 내 역할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부적응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당황스러운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이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영화다.

 

결국 주인공은 가족들의 이해와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씩씩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무리되지만, 주인공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각과 주인공이 독립된 자아로서 가정과 사회 안에서 겪는 갈등이 가정과 사회 등 여러 측면에서 드러나며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을 제시했다. 결혼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풀어내기 위한 부모 세대들의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녀의 독립으로 찾아온 부모의 독립

부모는 자식의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구보다 바란다. 새로 이룬 가정의 행복이 배가되려면 부모인 우리 세대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독립하여 가정을 이룬 자녀들이 내 것이라는 착각에서 과감히 벗어나 완전히 분리된 관계라는 점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 부모와 자녀는 독립된 삶 속에서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는 관계여야 한다. 내 품 안 자식이 아니라 개별화된 한 인간으로서 이제는 완전히 독립했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

 

나아가 부모 스스로도 독립된 삶이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오롯이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기회를 만들어 감으로써 자식으로부터 독립된 자유를 누려보는 것이다. 중년 이후에는 가족들을 위한 생계 수단으로서의 직업에서 벗어나 나 다운 삶을 위한 일을 찾아보자. 하고 싶은 일, 돈의 크기와 상관없이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공헌형 활동을 통해 삶의 가치를 높이며 스스로 만족한 삶을 가꾸어가는 것이다.

 

은퇴 이후에는 양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질적인 인간관계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며 주변과의 공감과 소통을 통하여 대인관계가 노년의 고독이나 우울감의 원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뜻이 맞는 동년배들과 취미활동, 학습활동, 여행 등 여가활동을 함께 하고 봉사 등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삶의 만족도와 행복 지수를 높일 수 있다. 백세시대를 맞는 건강한 삶이 잘 유지되도록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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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자녀가 모두 행복한 슬기로운 가족생활 © istock

 

가족 간의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꼭 전달하자

곧 명절이 다가온다.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자리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이니까 다 이해하겠지’라는 무심함보다는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피고 배려하는 세심함이 필요한 시간이다. 가족 간의 사랑, 관심, 배려와 존중이 자녀 결혼으로 맺어진 새로운 가족에게도 똑같이 전달된다면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이 될 것이다.

 

눈을 마주치고 인자한 미소와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꼭 안아주며 “너희들 덕분에 즐거웠어. 행복했어”라고 꼭 말하자. 부모의 사랑을 마음속에 담뿍 담고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하는 행복으로 충만한 가정을 이루는 마중물이 되어 주자.

 

자녀가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부모 되기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면 진심 어린 공감과 소통을 통해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전달하되,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배려하기 위해 적당한 거리, 즉 건강한 바운더리를 지켜주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가정의 탄생은 자녀의 진정한 독립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부모의 확실한 독립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것이기도 하다.

 

부모가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인생 후반기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고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녀들도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부모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50+시민기자단 강명주 기자 (silk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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