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의 노후 주거계획은 생애설계에서 매우 기본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이며, 핵심적인 내용이다. 수명은 늘어가는 반면 부족한 노후자금, 감소된 수입과 필요한 소득 활동, 주거의 안정과 자산 재조정 및 유동화, 자아실현과 평안한 은퇴 등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생활범위는 점점 주거지 중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주거환경과 주거형태가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존의 살던 집을 떠나 전원으로 이주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와 구체적인 검토 없이 이주한다면 무료하거나 건강이 나빠져 도심의 주택으로 뒤돌아올 수도 있다. 노년에 입게 되는 경제적 손실과 비용은 복구가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자아실현과 은퇴 후 평안한 삶의 질 차원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준비와 고민이 필요하다.

 

 

주거지 선택 시 유의사항

한번 주거지를 선택하게 되면 거의 10년 이상은 살게 된다. 때론 그 곳에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이사하지 않고 머물 수 있는 곳을 선택하면 좋겠다.

주거장소를 고를 때 일반적으로 유의해야 할 사항으로는,

첫째, 기후이다. 온화한 날씨가 노후의 건강에 좋다. 풍경이 아무리 좋더라도 호흡기나 관절 등에 무리가 있다면 안개가 끼고 습기가 많은 해안가나 강가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둘째, 안전이다. 나이가 들면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 주변의 CCTV 등 치안상태를 고려하고, 집을 비우거나 외출 했을 때 문제가 없도록 외진 곳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셋째, 의료시설이다. 근처에 병원, 보건소 등 의료시설이 있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병의원을 자주 이용하게 되고, 긴급한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편의시설이다. 인근에 교육, 상업 및 문화시설 등이 많을수록 좋다. 대부분 여성들은 문화생활, 친교모임, 쇼핑 등이 가능한 곳을 선호한다.

다섯째, 거주비용이다. 은퇴 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진다. 식품 구입비, 교통비 등의 생활비와 재산세, 임대료 등의 거주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곳이면 좋다.

여섯째, 교통이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 등을 만나고, 소일거리를 얻고자 한다면 교통이 좋아야 한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내 집에서 평생 살기

베이비붐 세대는 도심을 떠나 전원에서의 삶을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도시생활의 편리함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살던 익숙한 집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계속 살아가길 원한다. 경치 좋은 전원주택에서 사는 것도 좋겠지만, 50대에서 70대 중반까지 활동 가능한 시기에는 내 집에서 가까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에서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내 집에서 오래살기 위해서는 안전한 주거시설로 개조가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들보다 배우자의 간병을 받기를 원하며, 간병을 하게 된다면 간병활동에 불편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의 간병이 어려울 경우에는 요양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공동체 생활의 유지

주거지 인근의 도서관, 문화센터, 대학, 등을 통한 사회 공동체 활동은 내 삶을 풍성하게 한다. 노년 사회학 연구에 따르면, 종교, 취미․여가, 학습, 봉사 등을 주제로 만난 사람들이 많을수록 행복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으며, 평생학습을 통해 자기계발을 한다.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자원봉사, 재능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자아 존재감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노후에 적합한 일거리를 찾아내고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주거계획은 부부가 함께

이주지역과 주택유형에 대해서 부부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한국 남편들은 은퇴 후 부인과 여가생활을 같이 하며, 전원주택에서 살기를 원하고,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면 부인이 간병을 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부인은 가능하면 남편과 떨어져서 지니길 원하며, 대도시와 아파트를 더 선호한다.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갈등에 잘못 대처하게 되면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계획수립 과정에서 부부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통점을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간병기에 대비한 주거계획

주거계획을 세울 때 대부분 간병기 문제를 간과한다. 노후의 삶은 활동기, 회고기, 남편 간병기, 부인 홀로 생존기, 부인 간병기라는 5단계를 거치면서 변화하게 된다. 노후를 어떻게 즐겁게 보낼까? 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정작 긴 시간이 될 수 있는 간병기에 대해선 대비가 소홀하다.

한편, 주거지에 있어서 자녀에게 간병의 부담을 주지 않고, ①익숙한 환경을 가진 내 집에서 계속 살면서 ②노후를 부부와 함께 지내고 싶으며, ③간병기가 되면 70%는 내 집에서, 30%는 요양시설로 이동하고 싶어 한다. (2014, 송양민․우재룡)

이러한 희망사항들을 충족시키고 싶다면 미리 준비할 사항들이 있다. 지금부터 자신과 배우자를 기준으로 구체적인 주거계획을 세워가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의지할 가족이 없거나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스로 요양시설 등을 미리 예약해 두고 자신의 마지막 삶을 잘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