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해야 하는가?

 

 

 

 

게으름뱅이의 소원

어떤 게으름뱅이가 모든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천사를 만나 저승에 가게 되었다.

그는 소원대로 하루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빈둥거리는 삶도 조금씩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지루한 나날이 계속되자 게으름뱅이는 천사에게 애걸했다.

“차라리 나를 지옥으로 보내 주시오.”

그러자 천사는 정색을 하며 게으름뱅이에게 반문했다.

“여태껏 여기가 천국인 줄 알고 있었단 말이오?”

 

일은 힘들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일’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승의 게으름뱅이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삶은 무료함과 권태의 연속일 뿐이다. 복권에 당첨되면 당장 일을 때려치우겠다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아마 50플러스 세대도 젊은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일을 통한 행복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땀을 흘려야 하는 운명을 짊어졌다. 하지만 일을 힘든 노동으로 인식하는 사람과 일을 통해 무언가를 성취하려는 사람의 삶은 완전히 다르다.

 

시인 윌리엄 포크너는 이렇게 말했다.

“여덟 시간 동안 먹을 수 없고, 여덟 시간 동안 마실 수 없으며, 여덟 시간 동안 사랑을 나눌 수도 없다. 여덟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일뿐이다.”

 

2017년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연구진이 64세에서 95세 사이의 여성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신체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세포가 8년 정도 더 빨리 늙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면 빨리 늙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일도 더 잘한다. 2005년 긍정심리학자들이 225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행복한 사람이 31% 더 생산적이고, 37% 매출이 높고, 창의성도 3배나 높다.

 

어떤 일을 찾아야 할까?

일을 한다는 것은 생계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한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보수가 많은 일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일에서 보람을 느끼려면 지금 주어진 일을 좋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좋아하게 되면 어떤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는 보수에 관계없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일에 대한 불만이 생기고 성과를 내기도 힘들다. 그렇게 되면 금세 싫증을 내며 일을 그만 둘 가능성이 높다. 보수만을 기준으로 일을 선택하게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급여가 높으면, 항상 대가가 따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선택권과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1976년 두 명의 심리학자가 진행한 실험을 통해 왜 선택권과 통제력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65~90세 노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런 다음 한 그룹에게는 식단 메뉴를 정하거나, 화초를 가꾸는 일, 또 영화 관람 같은 선택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말했고, 다른 그룹에게는 직원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두 그룹에게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3주 후 선택권을 가졌다고 믿은 노인들이 더 행복감을 느끼고 건강도 나아졌다. 또 18개월 후에는 사망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따라서 일을 찾을 때는 보수가 낮더라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예컨대 장난감 회사에서 새로 개발된 장난감 품질을 테스트하는 일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40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장난감을 조립한 후 담당 직원에게 검사를 받으면 된다. 일은 그만두고 싶을 때까지 계속할 수 있다.  그런데 장난감을 조립하여 담당 직원에게 제출할 때마다 직원은 다시 장난감을 해체하여 박스 안에 집어넣는다. 이 실험은 경제학자 댄 애리얼리가 (Dan Ariely)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다.
학생들은 장난감이 해체되는 순간 일할 의욕을 잃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아무런 보람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일은 그저 반복적이고 지루한 노동이 되어 버린다.

 

 

 

사람들은 일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이케아 효과((IKEA effect)’를 예로 들어보자.

 

이케아는 고객에게 불편함을 준다.

매장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주차하기도 힘들다.

또 넓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품을 팔고, 구매한 제품을 자동차까지 옮겨야 하며, 집에 돌아오면 설명서를 읽으면서 가구를 조립해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를 조립하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완성품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보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이고,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며, 그 일을 통해 어떤 보람을 얻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