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목요일.

 

이날은 영등포50플러스센터에서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4강, 안양골 역사트레킹이 행해졌습니다. 그 전 주보다는 좀 덜하긴 했지만 이날도 덥긴 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수박이 인기가 좋았답니다. 물론 제가 싹 다 긁어 먹었답니다...ㅋ

 

안양골 역사트레킹의 백미는 안양예술공원 인근에 있는 석수동 석실묘였습니다. 백제시기에 만들어진 석실묘가 서울 인근에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죠. 석실묘를 풀어쓰면 돌방무덤이 됩니다. 역사책에서만 봐왔던 돌방무덤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다는게 다들 신기했나 봅니다. 물론 지금은 석실 안은 빈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도굴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요. 그래도 1500년도 더 넘는 세월동안에도 그 안쪽에 쌓은 석축은 튼튼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자세히보겠다고 석실분 안으로 몸을 수구리는 분들이 있어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 안쪽에서 터 잡고 살고 싶은 분 저한테 말씀하세요! 월세가 가능한지 알아봐 드릴게요~"

 

옛날 안양땅에 살던 백제 호족의 돌방무덤을 두고 제가 임의적으로 부동산 중계를 했나요?ㅋ

 

이후 트레킹팀은 중초사지 당간지주와 삼층석탑이 자리잡고 있는 김중업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중초사지 당간지주는 후기 신라 흥덕왕 때인 827년에 건립한 것으로 보물 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복원한 중초사지 삼층석탑도 서 있답니다. 중초사는 신라시대에 안양 삼성산 아래에 있던 사찰로 규모가 상당했던 대찰이었다고 합니다. 

 

건축가 김중업을 기념하는 김중업 기념관 옆으로는 고려초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석수동 마애종도 있답니다. 마애불은 많이 아실 겁니다. 하지만 마애종은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렇듯 마애종은 이곳이 거의 유일합니다. 보존 상태가 좋아서 그런지 당장이라도 범종이 울릴 거 같더군요. 그래서 제가 또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답니다. 

 

"밤 12시에 여기에 오시면 저 바위에서 종소리가 들립니다. 저 바위에 새겨진 승려가 직접 타종을 하지요. 그 종소리를 듣고 이 골짜기에 숨어 있는 모든 정령들이 눈을 뜨고!!!"

 

참가자들은 긴장된 얼굴로 저를 바라봅니다.

 

"모든 정령들이 종소리에 눈을 뜨고 자신의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라다닙니다. 우리를 이들 두고 어벤져스라고 말을 합니다!!!"

"피이~ 잘나가다 어벤져스야!" 

 

어벤져스가 어때서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