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사이특강; 50+에게 들려주고 싶은 식물 이야기’ 

9월에는 어떤 강의를 하는지 서대문50플러스센터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50+에게 들려주고 싶은 식물 이야기’라는 강의 제목을 보고, 반사신경 동원해서 재빨리 신청했다. 왜? 3~4년 전부터 식물 기르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어서. 

 

강의를 듣기 전부터 강사님께 묻고 싶은 질문이 머릿속에 줄줄이 떠올랐다. “흙에서 자라던 식물을 수경재배로 변경해도 되나요?”, “수경재배하면 흙에서 키울 때보다 자람의 속도가 더디나요?” 이런 걸 질문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신혜우 식물학자의 강의는 내 예상과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 식물 기르는 법에 대한 강의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철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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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3일 오후 2시부터 서대문50플러스센터 유튜브에서 ‘50+에게 들려주고 싶은 식물 이야기’라는 강의를 한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 박사. ⓒ 서대문50플러스센터

 

<이웃집 식물상담소>라는 책의 저자인 신혜우 박사의 강의 내용을 ‘내가 받아들인 대로’ 끄적거려 본다.

음.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이 살아가는 법’이다. 식물이 없으면 동물이 살 수 없고, 그러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진화론을 연구하는 학자 중에는 ‘인간이 식물에서 진화된 것일 수도 있다’라고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주장의 일부분에만 고개를 끄덕인다.

 

어린 시절, 신혜우 박사는 어머니께서 사주신 <어린이 식물도감>이란 책을 읽고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그 책 덕에 식물학자가 돼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곳곳을 다니며 식물을 연구하고 있고, <이웃집 식물상담소>란 책까지 쓰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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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우 박사의 책 <이웃집 식물상담소> 중 한 대목.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이웃집 식물상담소> 중 한 대목을 보여주는 신혜우 박사. 그 내용은 이렇다. 

도시에서 화려하게 살다가 은퇴하신 어느 노신사분을 뵈었던 적이 있다. 그분은 자신이 너무 늦게 자연을 제대로 보게 된 게 후회된다고 하셨다.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지만 다 자연으로 회귀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자신은 ‘회귀’가 아니라 ‘회개’인 것 같다고 하셨다.

 

신혜우 박사는 육지에 사는 식물만이 아니라, 물속 식물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다큐멘터리 촬영을 했는데, 그때 바닷속에 사는 다시마를 만났고, 그 다시마를 먹는 전복도 만났다고 한다. 다시마에서는 바닷물 맛이 났고, 전복에서는 다시마 맛이 났다고 말하는 신혜우 박사. 그리고 이어서 전복의 비릿하고 짭짤한 맛이 피 맛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그리곤 먹이사슬로 엮인 인간과 식물의 분자 구조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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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식물의 비슷하게 생긴 분자 구조.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신혜우 박사의 ‘50+에게 들려주고 싶은 식물 이야기’ 강의를 들으면서 솔직히 ‘뭥미?’ 순간순간 ‘멘붕’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강의가 끝날 무렵에 가서 신혜우 박사가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정리되기 시작했다.

 

신혜우 박사가 말하는 ‘인간이 자연으로 회귀한다’라는 건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훼손하면 안 된다’라는 의미라는 것을. 인간은 식물과 동물과 공생할 때만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간은 식물, 동물 즉 자연 앞에서 거만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간이 자신의 욕심 때문에 자연을 훼손하다가 지금과 같은 기상이변을 만들어냈다는 것. 북극에 모기가 산다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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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의 중인 신혜우 식물학자. ⓒ 서대문50플러스센터

 

처음에는 예측불허한 강의지만 중후반부터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신혜우 박사의 ‘50+에게 들려주고 싶은 식물 이야기’ 강의. ‘다시보기’ 할 수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강의였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게 서대문50플러스센터의 라이브 강의 매력이기도 하지.

 

라이브 강의를 듣지 못해서 아쉬운 분들은 신혜우 박사의 SNS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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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를 듣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 채널. ⓒ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글 50+시민기자단 김은정 기자 (twinkle0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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