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50플러스센터의 지역특화 일자리 ‘현충원 보람이’ 

 

50플러스 세대에게 서울시50플러스 보람일자리 사업은 이미 익숙하다. 깊은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50플러스 세대에게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해서 그들이 활력 있고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그 가운데는 지역에 특화된 사업도 포함되어 있는데, 동작구에 특화된 보람일자리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현충원 보람이’ 사업이다.

 

국립 서울현충원은 모두가 아는 것처럼 조국 사랑의 혼이 깃든 호국 추모공원이다. 이곳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충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시설을 안내하고 유적 설명, 묘비 관리, 참배 안내 등의 활동을 하면서 방문객에게 순국선열에 대한 고마움과 나라 사랑의 정신을 알게 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국립 서울현충원은 이 일을 50플러스 세대가 감당하도록 보람일자리 사업으로 마련해 지역 내 동작50플러스센터와 함께 시행해 나가고 있다. 따라서 ‘현충원 보람이’로 선정된 이들은 서울현충원에서 근무하지만, 그들을 선발하고 교육하며 관리하는 일은 동작50플러스센터 사업팀이 담당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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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 보람이’들의 활동 모습. ⓒ 동작50플러스센터

 

만족도와 자부심이 대단한 ‘현충원 보람이’

동작50플러스센터는 지난 2017년부터 6년째 ‘현충원 보람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월 ‘현충원 보람이’를 선발해 4월부터 11월까지 활동하게 한다. 올해도 50명의 ‘현충원 보람이’들이 대통령 묘역과 독립유공자 묘역 해설사, 참배 안내와 지원, 무인 제례 시스템 및 제례실 사용 안내, 묘비 관리 등 다섯 분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묘역 해설사는 방문객에게 해당 묘역을 설명하고 안내한다. 참배 안내와 지원 분야에서는 현충탑과 민원실 방문객을 안내한다. 시스템 안내조는 충혼당 무인 제례 시스템을 운용하고 방문객을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묘비 관리조는 현충원 전역의 묘비명을 덧칠하는 작업을 한다. 국립 서울현충원에는 휴일이 없다. ‘현충원 보람이’들에게도 휴일이 없다. 그래서 매일 평균 15명 정도의 ‘보람이’들이 현충원 안의 소속된 곳에서 휴일 없이 맡은 일을 이어가고 있다.

 

동작50플러스센터 사업팀의 방성혜 보람일자리 전담 매니저는 “‘현충원 보람이’들이 군인과 교사,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임원 출신 등으로 다양한데, 매년 선발할 때 경쟁률이 매우 높고 참여한 ‘보람이’들의 만족도와 자부심이 대단하다”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현충원 보람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6년째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현충원 보람이’ 월례회의와 보수교육

동작50플러스센터는 ‘보람이’들이 하는 일과 근무 상황을 점검하고, 현충원의 엄중함을 지켜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매월 정기적으로 회의와 함께 보수교육을 한다. 9월 월례회의 겸 보수교육은 9월 22일 오전 9시 30분 동작50플러스센터에서 열렸다. 시간에 맞추어 참석한 ‘보람이’들 앞에서 방성혜 매니저가 먼저 인사말을 하고 일정을 소개한 다음 보수교육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두 편이었는데 첫 강의에는 ‘보람이’ 중의 한 명을 강사로 선정하고, 다음 강의에는 외부 강사를 초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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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강의를 진행하는 윤명희 강사 ⓒ 50+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첫 시간 강의 제목은 ‘행복한 노동 생활’이었다. 윤명희 강사는 ‘현충원 보람이’ 활동 외에 전태일 기념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중고등학교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인권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데, 이날은 동료 ‘보람이’들을 위해 강단에 섰다. 먼저 근로와 노동의 개념을 설명하고, 노동자 인권에 관한 생각을 서로 나누도록 한 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노동인권이란 무엇인지 설명을 이어갔다. 노동인권이란 모두가 일할 권리이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이며, 행복하게 일할 권리라는 설명이 귀에 담겼다. 마지막으로 우리만이 아니라 모두의 노동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함께 힘쓰자는 권유로 강의를 마쳤다.

 

강의 뒤에 만난 윤명희 강사는 ‘현충원 보람이’를 비롯한 신중년들이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하고, 자신과 다른 사람의 노동인권을 존중함으로써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시대 모든 신중년에게 적절히 와 닿는 권유라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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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경 강사의 두 번째 강의 진행 모습 ⓒ 50+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두 번째 강의는 ‘클래식? 아하! 클래식’이라는 제목으로 김주경 초빙 강사가 진행했다. 강의 부제가 ‘클래식 속의 악기 만나기’였는데, 연주를 들려주고 그림 속 악기를 찾아내는 방식이었다.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들으며 연주 악기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동화 ‘피터와 늑대’ 속 캐릭터를 표현한 악기 일곱 가지를 하나하나 찾아내며 클래식 음악에 젖어 드는 시간이었다.

 

보수교육 주제를 클래식 음악으로 잡은 까닭을 물었더니 방성혜 매니저는 한 단어로 표현했다. 

“힐링!”

공감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의 자세를 가벼이 할 수 없는, 엄숙하고 진중한 일터에 머무는 이들을 위로하려는 슬기로운 배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월례회의와 보수교육에 참석한 ‘보람이’들은 하나같이 활력 있고 표정이 밝았다. 그들은 공지사항을 들은 뒤 조별로 모여 10월 근무 일정을 조정하고 일정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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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월례회의 및 보수교육 진행 모습 ⓒ 50+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마음과 힘을 다하는 신중년과 지역특화 일자리가 함께 빚어내는 ‘선’

일견 작아 보여도 무게와 가치는 그 이상인 것이 세상에는 많다. 50플러스 보람일자리에 참여하는 이들의 역할이 그렇고, 국립 서울현충원이 ‘현충원 보람이’들에게 맡긴 일도 그렇다. 그래서 ‘현충원 보람이’의 역할을 한 달 57시간 미만 근무와 시급 9천여 원짜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국립 서울현충원은 매우 엄정한 현충원 일을 50플러스 보람일자리에 맡겼고, 여기 참여하는 ‘보람이’들은 마음과 힘을 다해 이 일을 감당한다. 이 둘이 합력해서 최고의 선을 빚어내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계절과 함께 이들이 빚어내는 ‘선한 영향력’이 더욱 넓고 깊어가기를 기대한다.

 

올가을엔 오랫동안 가보지 않은 국립 서울현충원에 다녀와야겠다.

 

 

50+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cbsan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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