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내(陽川), 꽃차의 향으로 뒤덮이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양천구청 옆 잔디광장이 소란스럽다. 양천구자원봉사센터와 양천50플러스센터가 함께한 친환경 재능나눔축제 ‘일상에 ○○을 더하다’ 행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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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나눔축제 포스터

 

드링크백 만들기 등 환경체험 부스와 생활용품 활용, 애완동물 인식표 만들기 등 체험 부스, 그리고 시간 시간마다 등장하는 주민들의 버스킹 무대, 일회용품 사용, 과대포장, 플라스틱 사용, 숲 파괴, 쓰레기 무단배출 등을 무너뜨리는 ‘터링’이란 게임 등의 장마당이 함께 어우러지는 양천구민의 가을맞이 축제장이다.

 

20여 개의 부스 중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보인다. 체험할 때마다 주어지는 1,000원 상당의 참여 쿠폰을 가져오면, 향기 가득 꽃차를 텀블러에 담아주는 ‘꽃차를 더하다’의 차 한 잔이 가을 분위기에 딱 어울리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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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붐비는 ‘꽃차를 더하다’ 부스

 

가을에 꽃차를 더하다

잔디마당 주위에 둥그렇게 배치된 부스 중에 양천50플러스센터가 준비한 ‘꽃차를 더하다’ 부스가 유독 인기가 있었다. 가을의 향이 가득한 꽃차가 주변 사람들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진열되어있는 유리병 속의 꽃차들이 너무나도 예뻐서 지나는 사람들의 손길을 가만두지 않는다.

 

이 부스를 빛내는 얼굴격인 예쁜 정과를 비롯하여 시음용으로 내놓은 연꽃차, 메리골드 꽃차, 맨드라미 꽃차 등 대표적 차 중 맨드라미 꽃차는 여성들에게 좋다고 하여 이곳에 오신 분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아 부족할 정도였다. 체험을 한 듯 얼굴에 고양이를 그린 아이도 어머니와 함께 두어 잔 마시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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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맨드라미 꽃차가 분위기를 더해주는 정과(正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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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음용 메리골드, 맨드라미, 목련 꽃차

 

밝은 내, 꽃차 등장이요~

이름 모를 꽃차들이 예쁜 모양으로 진열되어 눈길을 끌지만, 여기에 있는 꽃차들은 성분도 좋아 건강에 유익한 꽃차들도 많다고 한다.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 중 유난히 노랗고 붉은 주황색의 꽃, 황화코스모스 꽃차는 칼슘이 많아 자라나는 아이들 건강에 좋고, 노오란 황금빛의 한라산 수선화 꽃차는 마취성분이 있어 치통이 있는 분에게 민간요법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해 주시는 황규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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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된 여러 가지 꽃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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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화코스모스 꽃차

 

작년 양천50플러스센터가 개관할 때부터 지금까지 꽃차 마이스터 과정과 꽃차 소믈리에 양성 과정을 맡아 이곳 양천에 꽃차 붐을 일으키신 분이다. 본디 부천문화원에서 꽃차 문화를 선도하시며 꽃차 강습을 열심히 하시고, 요즘은 꽃차와 콜라보 티-베리에이션(Tea-Variation) 음료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부천의 꽃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시 부천의 꽃 축제를 소개하면 봄철에 원미산의 진달래 축제, 춘덕산 복사골 복숭아 축제, 산 너머에 백만 송이 장미로 유명한 장미 축제, 그리고 춘의산 도당골 벚꽃 축제가 유명하다. 다들 양천구의 지양산을 넘으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부천종합운동장 근처인데, 서울의 서남쪽에 계신 분들의 나들이 코스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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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그란 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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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된 꽃차들

 

이러한 꽃들 특히 오늘 전시된 목련 꽃차, 맨드라미 꽃차, 메리골드 꽃차를 만들기 위해 꽃잎을 찌고, 덖고 온갖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데 벚꽃차, 국화차는 줄기까지 포함해 덖어야 찻잔에 들어가서도 예쁜 모양의 꽃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꽃차는 오감(五感) 만족(滿足)이라고 하는데, 보통 오감은 시(視)·청(聽)·후(嗅)·미(味)·촉(觸)각을 말하지만, 꽃차는 아름다움을 보고(視), 따뜻함을 느끼고(觸), 꽃 향에 취해도 보고(嗅), 드디어 맛을 보고(味) 즐거움을 느끼면 기쁘지 아니한가! 즉, 즐거울 락(樂)을 포함하여 꽃차의 오감 만족 매력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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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차

 

양천, 꽃차로 가득하기를…

여기에 예쁘게 진열된 꽃차 병들은 판매용이 아니고, 양천50플러스센터에서 작년에 자격증 과정인 꽃차 마이스터 과정을 이수한 분들의 작품을 전시한 것이다. 3개월의 과정이 수차례 진행되며 1년여가 지난 요즘, 1급 자격을 획득하신 분도 계시고 2급은 20명 정도. 그때 배운 분 중 세 분이 오늘 일상에 꽃차를 더하는 이 자리에서 봉사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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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배 두 분

 

올해도 6월부터 9월까지 꽃차 강좌가 있었는데, 이 과정을 배우신 분들이 매주 금요일에 양천50플러스센터 공간 서로서로에서 꽃차 실습 겸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다. 이분들 중 문미애, 원미영 님을 포함한 5분이 지난 9월 말 양꽃소(양천 꽃차 소믈리에)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오늘 이 자리에도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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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꽃소 멤버 문미애, 원미영, 이소영, 이정화, 서영선

 

자기 수양의 도구로 선택한 꽃차 소믈리에 강좌였는데 요즘은 생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까지 꽃차에서 찾고 있다는 원미영 님. 한마디로 80% 이상 꽃 속에 푸욱 빠져있다고 한다.

이 커뮤니티의 운영진이신 문미애 님은 원래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제로 플라스틱(Zero Plastic)을 추구하는 커피도가 카페를 운영하는 분인데, 꽃차 소믈리에 기초과정을 마치고 꽃차의 매력에 취해, 더욱 공부하고 연구해보자고 커뮤니티를 결성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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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차 네 가지. 진달래, 복숭아, 장미, 벚꽃

 

양꽃소, 꽃차 마을을 꿈꾸다

양꽃소의 출발은 이제 한 달여로 미미하지만, 앞으로 꽃차 실력을 갖추고, 자격증도 따고, 소외된 이웃을 위로하는 꽃차 봉사활동도 하며 양천에 꽃차를 알리는 선두마차가 되겠다고 한다.

 

오늘 행사도 그 첫 시도로, 선배들의 활동을 도와주며 양천이 꽃차 마을이 되는 미래를 꿈꾸는 하나의 단계라고 한다. 지난번엔 담양 꽃차 마을을 다녀왔는데, 앞으로 여러 곳을 보고 배우러 다녀서 이곳 양천도 전국에서 유명한 꽃차 마을로 만들어보겠다는 양꽃소의 포부.

 

지금까지의 일 년이 오늘의 행사라면 앞으로의 일 년은 양꽃소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이 될 것이다.

 


50+시민기자단 채형원 기자 (hwonnar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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