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미디어가 있다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의 첫 활동 <라이브 커머스>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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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사람들 사이에 이 있다

 

정현종 시인은 그의 시 <>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고 썼다. 그리고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예외 없이 섬처럼 고독한 존재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시는 그 짧음에도 불구하고 깊고 폭넓은 사유를 재촉한다. 우리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있기는 한가? 아무것도 없다면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 이 시를 읽자면 깊고 외딴곳에서 자신의 인적을 되밟으며 사는 이와 김포골드라인 안에서 숨조차 쉬지 못하도록 밀집해 살아가는 군상이 동시에 떠오른다. 그리고 크고 작고 멀고 가깝게 더러는 검고 더러는 옅게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사람들 사이에 놓인 섬하나하나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 사이에 놓인 섬은 사람들이 힘써 배를 대고 올라 서로 관계 맺고 소통하는 자리이거나 혹은 고독 속에서 외따로 쉼을 얻는 자리이다. 모든 사람이 이 둘 중 하나이거나 혹은 둘 다일 수도 있겠다. 중부캠퍼스의 중장년미디어지원단 활동 취재라는 제목을 받아들고 가장 먼저 정현종 시인의 <>을 생각하게 된 까닭은 오늘날 미디어가 사람들 사이에 이런 섬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년들 사이에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이 있다

 

미디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우편에서부터 신문과 방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단으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 최근에 기술 발달과 함께 번져나가는 미디어의 확장은 미처 다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이다. 요즈음 미디어의 생존 양식은 상호성이다. 이전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흘려보냈다면 지금 미디어는 정보와 반응을 실시간 양방향으로 주고받는다. 그런 미디어가 이제는 삶의 필수 도구가 되고 있다. 끊임없이 생애전환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중장년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미디어가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의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중장년들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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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미디어지원단 라이브 커머스팀의 첫 방송이 진행된 중부캠퍼스 3층 유튜브 스튜디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의 첫 활동 라이브 커머스

 

2023525일 오후 2,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350+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중장년미디어지원단 라이브커머스팀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은 보이는 라디오와 라이브 커머스 방송 등 미디어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서울시 보람일자리이다. 스무 명의 단원이 라디오팀과 뉴스팀, 오디오 팀 그리고 라이브커머스팀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 3월에 단원을 모집해 교육과 준비과정을 거쳐 가장 먼저 라이브커머스팀이 이날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낯설지 않다. 인터넷 기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인터넷을 이용한 홈쇼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플랫폼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접속하는 편의성이 있고,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가까워지고 신뢰감도 높일 수 있다.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은 라이브 커머스의 이런 장점을 활용해 미디어지원단 창립 정신을 구현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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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미디어지원단 라이브 커머스팀이 첫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라이브 커머스방송 현장

 

중부캠퍼스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의 라이브커머스팀이 처음으로 다룬 제품은 유기농 반려동물 간식 테라포이다. 이 제품은 꿈고래 놀이터 부모 협동조합(이하 꿈고래 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제품이다. ‘꿈고래 협동조합은 지난 2015년에 발달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모여 발달장애아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고비용의 치료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 협동조합형태의 사회적 기업이다.

오후 2시가 되자 중부캠퍼스 3층 유튜브 실에서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방송이 시작되었다. 이미 쇼호스트 양성과정과 커뮤니티 그리고 모바일 쇼호스트 활동, 봉사활동 등으로 연륜을 쌓은 두 명의 쇼호스트와 PD가 첫 방송이라고 보기 어려운 솜씨로 한 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했다. 제품을 생산하는 꿈고래 협동조합의 설립 정신과 조합이 추구하는 것들을 홍보하고, 이날 판매 제품인 유기농 반려동물 간식 테라포를 자세히 소개하며 판매를 진행했다. 단일 제품을 한 시간에 걸쳐 홍보하며 판매하다 보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라이브 커머스팀은 A4 용지 수 십장의 방송 원고가 말하듯 철저한 준비와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깔끔하고 원활하게 방송을 이어갔다. 방송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Grip에서 이루어졌다. 스마트폰에서 Grip 앱을 열자 화면에 두 명의 쇼호스트와 판매 제품이 나타나고 그 위로 접속자들의 문의와 반응 문자가 쉴 새 없이 실시간으로 지나갔다. 그렇게 꿈고래 협동조합과 제품 테라포의 홍보와 판매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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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미디어지원단 라이브 커머스팀의 첫 방송이 스마트폰 앱 Grip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첫 방송을 마치고

 

이윽고 한 시간이 지나고 방송이 끝났다. 방송 뒤에 유튜브 실에서 만난 방송 진행자와 스태프들의 표정이 밝았다. 구민 PD는 첫 방송이라는 심적 부담은 있었지만, 워낙 경험 많은 쇼호스트 덕분에 걱정 없이 방송을 진행했다며 첫 방송치고는 200% 만족한다고 했다. ‘여나젤나라는 예명으로 방송하는 쇼호스트 장연화·이경화씨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50플러스의 정신을 살려 꿈고래 협동조합과 생산제품 테라포를 알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방송 진행을 도운 예명 스마일 쑥엄윤숙 쇼호스트는 이렇게 좋은 사회적 기업과 제품을 더 널리 알리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기업과 제품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면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구민 PD는 우선 매달 한 번씩 방송하고 차차 경험을 살려 방송 횟수를 늘려나가고 더 많은 구독자를 가진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제품 판매를 위해 현장을 지킨 꿈고래 협동조합직원 유자영씨는 오늘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번 방송을 계기로 협동조합을 널리 알리고 판매수익도 올려서 발달장애아들을 돌보고 그들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바란다.”라는 소망을 들려주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라이브 커머스팀원들은 자신들이 만든 팀 구호를 소개하며 더 나은 활동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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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미디어지원단 라이브 커머스팀이 첫 방송을 마치고 팀의 구호를 선보이고 있다. ⓒ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의 다른 활동들

 

중장년미디어지원단 안에는 네 팀이 있다. 라디오 팀은 사전 제작한 콘텐츠를 유튜브와 지역 방송인 마포FM 그리고 매주 수요일 정오부터 중부캠퍼스 로비에서 한 시간 동안 방송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6월 첫 방송을 앞둔 윤이다 아나운서는 중장년미디어지원단에서 활동하는 것이 즐겁고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느낌이라고 했다. 한편 사연을 받아 오디오북을 기획·제작·녹음 후 당사자에게 전달하는 오디오 팀과 중장년에게 유용한 내용을 담은 뉴스를 작성해 50플러스 포털에 게재하는 뉴스팀도 역시 유월 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는 사람의 정신을 담는 매체

 

오늘날 미디어는 외딴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관계를 맺는 다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이 쉴 만한 고독 깊은 쉼터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소통의 길을 넓히고 그들의 외로움을 즐거움과 만족·공감으로 바꾸어간다. 미디어는 기술에 터 잡고 기술 발달에 기대어 발전해간다. 그러나 언제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미디어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른 미디어라면 사람의 정신을 담은 매체로서 사람의 마음을 막힘없이 제대로 실어 나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사람들이 서로를 더욱 귀하게 여기는 세상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우리 사회 속 중장년은 삶의 정점에서 생애전환의 과제를 안고 큰 외로움과 피곤함에 젖어 산다. 그들을 가치 있는 삶으로 인도할 도구로서 미디어의 역할은 참으로 절실하다. 오늘 중장년미디어지원단의 첫 활동 현장에서 단원들이 창립정신을 담아 활동하며 사회에 공헌해 나가는 첫걸음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중장년 편의 미디어 활동으로 중장년세대의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민기자단 장승철 기자 (cbsan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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