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모든 세대가 만나는 곳, ‘크리에이티브하우스(KREATIVHAUS)’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은 ‘다세대하우스’, ‘가족센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아이들과 부모, 어르신들이 한데 모여 수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채혜원

서울50+해외통신원

 

 

보육원, 유치원, 청소년센터, 학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장소 시민대학 등.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대별로 활동하는 공간이 나뉘어있다. 세대별로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지만, 청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긴 쉽지 않다. 이에 독일 정부는 다양한 세대가 일상적으로 만나 서로 돕고, ‘집’의 영역을 가족에서 지역사회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6년부터 시행 중인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 프로젝트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네의 한 공간에서 여러 수업과 이벤트 등을 개최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만남의 장소’를 제공한다.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Das KREATIVHAUS Berlin)’은 ‘다세대하우스’, ‘가족센터’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아이들과 부모, 어르신들이 한데 모여 수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1>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전경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입구에 들어서면 넓게 펼쳐진 정원과 놀이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부모와 아이들이 어우러져 함께 놀이를 하고, 부모들끼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입구 오른쪽으로는 커피와 음식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고, 건물에는 연극교육센터(Theaterpädagogisches Zentrum),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 피셔인젤 가족센터(Familienzentrum  Fischerinsel) 등의 사무실이 있다.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건물에는 이처럼 각기 다른 기관이 입주해있지만, 프로그램은 모두 통합되어 있다. 이점이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 임산부와 6세 이하 자녀를 가진 가족 등을 위한 가족센터(Familienzentrum) 등만 따로 위치하고 있는 곳과 다른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만의 특징이다.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은 1992년 연극교육센터(Theaterpädagogisches Zentrum)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지역 내 여러 유치원, 학교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청년연극그룹’도 설립했다. 1993년부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는 놀이교육 등도 운영했다.  2002년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설립 10주년을 맞이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뮤지컬 학교(Musicalschule)를 열었다. 2007년에는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undesministerium fü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의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를, 2009년에는 ‘시니어 컴퓨터클럽(SeniorenComputerClub)’ 운영을 시작했다. 재정지원은 프로젝트별로 해당 정부 기관을 통해 받고 있다.  운영 20주년을 넘긴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은 현재 수많은 유치원과 학교, 청소년 교육기관, 문화센터, 시니어 기관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 내내 열려있는 동네 허브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의 프로그램은 일주일 내내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고령자, 중장년 세대를 위한 피트니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언어 수업, 음악 수업, 청년 연극수업, 프랑스어 수업, 요가와 명상 등 주제도 다양하다.  주중에는 대개 오전 9시부터 저녁 22시까지 종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예를 들어 월요일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먼저 온 가족이 함께 아이들과 놀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있는 ‘슈필인젤(Spiellinsel)’ 공간이 오전 10시부터 저녁 18시까지 열려 있다. 오전 첫 수업은 시니어 건강을 위한 운동을 가르쳐주는 피트니스 수업으로 시작하며, 이후 ‘시니어 댄스’ ‘말하기를 위한 부모·자녀 교육’ ‘음악과 함께하는 체조수업’ ‘영어 수업’ 등이 이어진다.  오후에는 주로 1세에서 6세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수업이 이어지고, 18시부터는 청소년을 위한 연극수업과 음악 수업 등이 열린다. 직장인도 퇴근 이후 참여할 수 있는 저녁 시간에는 다세대가 함께 참가하는 합창 수업, 함께 어우러져 사는 데 관심 있는 이들이 모이는 ‘세대 거주(GenerationsWohnen)’ 모임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표1.> ‘크리에이티브하우스’ 평일 중 월요일 프로그램


‘세대 거주(GenerationsWohnen)’ 프로젝트는 2008년부터 독일 주 정부 의회의 지원으로 새로운 주택 형태, 여러 세대가 모여 사는 주거 환경 등에 대해 논의 및 현장 방문 등을 이어오고 있다.  베를린 곳곳에서 ‘세대 거주’ 프로젝트 모임이 이어지고 있으며,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에서도 일요일마다 다양한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것에 관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통해 미래의 대안적인 주택 형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특별한 모임을 갖고 있다. 최근 이 모임은 활발해져서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열리고 있다.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이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일요일에도 문이 열려 있는 이유가 크다. 독일에서 휴일, 즉 ‘루헤탁(Ruhetag)’이라고도 불리는 일요일에는 대부분 가게들이 문을 닫고 일부 카페와 레스토랑만 운영한다. 이에 일요일에도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은 자연스레 다양한 세대 사람들이 모이는 동네 허브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일요일 이곳에서는 ‘슈프레 강가에서 보내는 크리에이티브 섬의 일요일(Kreative Insel Sonntage an der Spree, 이하 KISS)’이라는 이름으로 1세부터 3세 사이 아이들을 위해 극장에서 즐겁게 노는 과정, 미취학아동(1세부터 참여 가능)을 위한 창의적인 운동 코스 등 가족들이 함께하는 여러 프로그램이 열린다. 

 

<표2. ‘크리에이티브하우스’ 주말 프로그램>

 

특히 8세부터 88세까지 참여하는 ‘다세대 오케스트라(MehrgenerationenOrchester)’는 세대 간 협력과 음악에 대한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피셔인젤 동네 근처에 사는 주민뿐만 아니라 먼 동네 사는 주민들도 누구나 모든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한편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15시부터 17시까지는 연령대별로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을지 상담을 진행한다.  평일과 주말 모두 열리는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의 다양한 수업은 직원들의 기획과 주민들의 제안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에는 2명의 대표, 12명의 정규직 직원이 매일 근무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나 인턴십으로 일하는 직원까지 모두 합치면 약 100명 정도의 직원들이 이 기관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중 대표와 정규 직원들은 매주 미팅을 통해 매일 다르게 열리는 강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고 새로운 강의를 기획한다.  멜리나 지프나이우(Melina Sifnaiou) 다세대하우스 코디네이터는 “독일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청년과 어르신 간 단절이 심해져 크리에이티브 하우스와 같은 다세대가 함께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며 “여전히 10대 청소년 등의 참여를 끌어내는 일 등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크리에이티브 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프로그램만 보면 독일의 ‘시민대학(Volkshochschule)’이 떠오른다. 독일의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시민대학은 철학, 정치, 환경, 사회경제 전반을 배우는 일반교양 교육수업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 기술 등 직업 교육에 해당하는 수업까지 다양하다. 참가자들의 요구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급증한 이주자를 위해 독일어, 영어, 아랍어, 프랑스어 등 여러 언어 수업도 열리고 있다. 누구나 세대 구분 없이 다양한 수업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가지는 ‘시민대학’과 ‘크리에이티브 베를린’의 차이점은 ‘수료증’이나 ‘증명서’를 뜻하는 ‘체아티피카트(Zertifikat)’의 유무 여부에 있다. 시민대학 교육과정은 ‘체아티피카트(Zertifikat)’를 제공하지만, 크리에이티브 베를린의 수업은 수료증을 제공하진 않는다.

 

모든 세대에게 열려있는 공간,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Das KREATIVHAUS Berlin)’은 2007년부터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undesministerium für Familie, Senioren, Frauen und Jugend)의 프로젝트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세대하우스’는 언뜻 보면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사는 거주 프로젝트처럼 보이지만, 사실 ‘개방된 만남의 장소(Der Offene Treff)’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는 “다세대하우스가 제공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을 위한 돌봄 및 배움에 대한 창의적인 제안(Betreuungs- Lern- und Kreativangebote für Kinder und Jugendliche)’ ‘직업에 관련한 재교육 과정(Weiterbildungskurse für den Einstieg in den Beruf)’ ‘보살핌과 돌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지원(Unterstützungsangebote für Pflegebedürftige und deren Angehörige)’ ‘이주자를 위한 언어코스(Sprachkurse für Migrantinnen und Migranten)’ 등”이라고 설명했다. ‘다세대하우스’마다 직원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공무원, 직원 등과 함께 독일어나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등 수업도 진행하고, 연극 프로젝트 등도 수행하고 있다. 

 

2006년에 시작한 독일 연방 정부의 ‘다세대하우스’ 프로젝트는 현재 독일 전역에 550개가 운영되고 있다. ‘다세대하우스’는 처음 시작할 때 450개가 동시에 문을 열었으며 지난해 100개가 늘어났다. 재정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다세대하우스 당 연간 4만 유로(한화 약 5천 5백만 원) 기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 기금의 독일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에서 3/4을, 나머지 1/4은 주 정부에서 후원하고 있다. 

 


<사진 2.> 독일 도시 프레헨(Frechen)의 한 다세대하우스 모습.
자료 : http://www.mehrgenerationenhaeuser.de


‘다세대 하우스’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차 프로그램(Das Aktionsprogramm Mehrgenerationenhäuser I),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2차 프로그램(Das Aktions programm Mehrgenerationenhäuser II)이 진행됐다. 1, 2차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올해부터 2020년까지는 ‘연방정부 프로그램(Das Bundesprogramm Mehrgenerationenhaus : 2017–2020)’으로 운영되고 있다. 베를린에는 20개의 ‘다세대하우스(Mehrgenerationenhaus)’가 운영 중이며, 동네 별로 각기 다른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의 다세대하우스는 예술 및 문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면, 라이니켄도어프( Berlin-Reinickendorf)에 위치한 다세대하우스는 다문화가족센터(interkulturelles Familienzentrum)의 성격이 강하다.

 


[참고 사이트]

크리에이티브하우스 베를린. (http://www.kreativhaus-berlin.de). 2017.7.1.
다세대하우스. (http://www.mehrgenerationenhaeuser.de). 2017.7.1.
베를린 라이니켄도어프 다세대하우스. (http://www.albatrosggmbh.de/stadtteilarbeit-und-nachbarschaft/stadtteilzentren/reinickendorf-ava/beschreibung.html). 201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