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치유, 평화의 가치로 DMZ 접경지역 철원을 둘러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4월 어느 적당한 날, 공덕동 중부캠퍼스를 떠난 버스는 자유로 길옆 철조망을 지나 철원으로 향한다

   

 

어느덧 오늘의 첫 탐방지인 역고드름 폐터널에 닿았다.

일제 말기 강제노역으로 짓던 경원선 복선화 터널공사가 일본의 패망으로 중단되어 생긴 미완의 기찻길...

폐터널 위에 남아 있는 무수한 탄환의 흔적은 끔직하고 참혹했던 전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흐르는 자탄천 옆 짓다 만 시멘트 교각, 상판이 얹혀지지 못하고 시멘트덩이 교각만 덩그러니 남았다.

그 옆 자탄천은 흘러 흘러 한탄강과 만난다. 한탄강은 다시 임진강을 이루고 임진강은 다시 한강을 만나게 된다.

 

철원시 대마리에 있는 백마고지역 "철마는 달리고 싶다"

백마고지역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까지 달리는 상상을 해본다.

      

 

한국전쟁이후 삶의 터전으로 다시 돌아 온 사람들이 채 15%도 되지 않는다. 아득히 철길을 보고 있자니 그 아픔이 전해진다.

 

DMZ와 분단의 상징이 된 노동당사

  

 

노동당사 바로 옆 철원경찰서지, 폭격으로 완전히 무너져 지금은 철원서지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콘크리트 더미만 남아있다. 

    

 

일제 강점기 하에서도.... 전쟁 중에도.... 우리네 삶은 이어진다.

일제치하 철원역 주변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요리집 번성으로 새우젓 수요가 나날이 늘어

임진강을 타고 올라온 새우젓 장수들이 철원장으로 분주히 오갔다 해서 붙여진 이름, 새우젓 고개길

어떤 이는 일제 수탈을 피해 이 고갯길을 넘었고, 또 어떤 이는 전쟁 피난길에 미처 고개를 넘기전에 몰살을 당했던 그 고갯길...

      

   

철원이 번성했던 근대도시임을 알게 하는 수도국지 터

한국전쟁 당시 후퇴하던 인민군에 의해 민간인 학살이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즈넉하여 평화롭기까지 하다.

    

 

철원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지만 반면 그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생명이 있는 평화, 치유의 땅 이기도 하다.

소이산에 오르면 북쪽으로는 평강고원과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통일이 된다면 철원은 교통과 교류의 중심지가 되어 마치 서울 남산의

모습을 소이산 정상에서 만날 수 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