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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4층 두루두루 강당에서 열리는 서부독립영화관으로 놀러 오세요. 서부독립영화관은 서울시 주최, SFC(서울영상위원회) 주관,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가 함께하고 있는데요. 인디서울2022(독립영화 공공상영회)이 선정·진행하는 다양한 독립영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월 상영작은 ‘말임씨를 부탁해(9월 5일)’, ‘아치의 노래 정태춘(9월 19일)’,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9월 26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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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독립영화관 홍보 포스터. ⓒ 서부캠퍼스
  

 

인디서울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영상문화를 소개하고 한국 독립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시민들이 보다 쉽게 독립영화와 만날 수 있도록 서울 시내 자치구 공공문화 시설 중 영화관람 환경이 우수한 곳을 선정하여 공공상영관으로 활용하고 있죠. 연중 문화행사로 서부캠퍼스 독립영화관 같은 공공상영관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관람을 원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하여 무료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상업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의 영화를 원하신다면 국내·외 유수 영화제와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은 화제의 독립영화가 기다리는 서부독립영화관으로 오세요. 서부독립영화관이 더 특별한 이유는 영화를 본 후 관객과의 대화가 있어 궁금한 내용을 감독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영화 한 편을 보았는데요. 

 

 

영화 ‘봉명주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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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봉명주공’ 화면.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지난 8월 22일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4층 두루두루 강당에서 본 영화 ‘봉명주공’은 1987년 지어진 청주의 봉명동 1세대 주공아파트가 재개발로 철거되기 전 기록을 담은 다큐 영화입니다. 2020년 봄 재개발 공사로 철거되기 직전인 2019년 가을부터 2020년까지 촬영했다고 합니다. 아파트에 심어진 꽃과 나무들을 생태학적 시선으로 따라가거나, 일부 식물들을 새로운 곳으로 옮겨 심는 작업이 담겨있고 1987년 아파트 건축 당시의 비화와 이사 전 아파트와 함께한 주민들의 이야기나 소감 등을 잔잔히 담고 있죠. 

 

이 영화는 독일 유학파 김기성 감독의 첫 작품입니다. 고향 청주를 떠난 후 독일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뒤 주거 형태가 너무나 획일적이라는 걸 느끼던 중 청주의 1세대 주공아파트인 봉명주공은 그나마 여전히 마을 단위로 교류하고 자연 친화적으로 살던 때의 풍경과 관계 맺음을 품고 있는 것 같아 관심이 생겼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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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과의 대화에서 예리한 질문 등 적극적 참여자에게 드리는 선물 / 관객과의 대화 중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기성 감독(가운데).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카메라를 어색해하는 주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갔냐고 묻자 봉명주공의 정서와 기억을 기록한다는 사실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다고 해요. 그분들의 감정을 계속 유도하고 이끌어내려고도 하지 않았고 너무 슬프지 않게 어떤 순간에는 오히려 질문을 멈추기도 했다는군요.

 

영화를 보면서 어릴 적 살던 집이 떠올랐습니다. 예전 서부경찰서가 있고 불광동에서 내려오는 하천(불광천)을 막아주는 뚝방(둑)이 있고, 그 뚝방 아래 길게 집들이 있던 내 어릴 적 살던 곳. 주소가 역촌동이던 그곳은 재개발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물이 흐르던 하천은 막혀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로 변했고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은 도망갈 새도 없이 뚝방까지 덮인 흙에 묻혀버렸습니다. 고르고 평평한 집들의 무덤 위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새로운 집들이 들어섰어요. 담장이 있는 기와집이었죠. 너무나 선명한 어릴 적 그 집. 방문으로 넘나들던 쪽마루, 엄마의 손바닥만 한 화단, 꽃들이 죽어가며 비명을 지르지나 않았는지.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리운 그 시절 그 집.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내 어릴 적 살던, 뚝방 아래 길게 늘어섰던 집들도 누군가 영상으로 남겨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요. 

 

독립영화를 진행하는 인디서울의 매니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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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서울 설문조사 이벤트 안내 중.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불빛 아래서’라는 독립영화 감독이자 현재 서부캠퍼스에서 진행 중인 독립영화 공공상영회 인디서울의 매니저 조이예환이라고 합니다. 

 

Q. 인디서울에 대해?

독립영화는 비교적 자유롭게, 감독이 표현하고 싶은 만큼만 표현하는 지점이 있어서 다른 말로 ‘다양성 영화’라고도 해요. 오늘 감독과의 대화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음악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고 영화에 따라 난해하게 느껴지는 지점도 있고요. 이렇게 여러 가지 측면이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인디서울2022(독립영화 공공상영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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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빛 아래서’ 감독이자 인디서울 매니저 조이예환 님. ⓒ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 조이예환 감독의 영화 ‘불빛 아래서’. ⓒ 인디서울 

 

Q. 독립영화는 젊은 층이 볼 거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 독립영화가 그런 영화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고 감독이나 영화 제작자들도 영화를 만들 때 독립영화니까 당연히 ‘20~30대들이 좋아하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이 많이 있어요.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20~30세대가 많고 거기에 맞춰 만들어지는 독립영화도 실제 많고 그런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는데 서부캠퍼스에서 저희가 진행을 하고 또 이런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다 보면 감독님들이나 다른 제작자들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하세요. 

“요즘은 50+세대가 봐야 뜨더라”라는 거죠. 심지어 통계 자료도 나오고 있어요. 50+세대들이 의외로 영화를 많이 보기도 하지만 독립영화를 기존의 시선과 다르게 보고 즐기더라. 특히 관객과의 대화나 그런 걸 하신 분들의 얘기가 20~30대 대상으로 했을 때는 너무 마니아스러운 얘기만 하는데 40~50대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면 오히려 재미있어서 앞으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세대를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말씀드렸듯 독립영화는 다양성 영화라고도 불리는데 관객층을 너무 안 다양하게 선정한 것 같은 문제의식이 요즘 생겨서 다양한 연령대와 함께하는 이런 상영회가 독립영화계에도 굉장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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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서울 홍보 포스터. ⓒ 인디서울 

 

Q. 인디서울 매니저를 하게 된 계기와 남기고 싶은 말?

서울영상위원회에서 매니저로 활동을 하는 대부분이 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에요. 저도 영화 일을 하면서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다 6~7년 전쯤 우연한 계기로 하게 되었고요. 서부캠퍼스는 5년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기간에는 돈을 못 벌고 영화를 다 만든 다음 돈을 벌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생활을 하는데 어쨌든 영화 일을 계속하면서 이렇게 다른 일도 병행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좋을 것 같고요. 독립영화가 20~30대에 한정되지 않고 조금 더 저변이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50+시민기자단 정용자 기자 (jinju1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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